[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디톡스와 건강식품

2025. 9. 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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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현대인은 다양한 경로로 식품첨가물, 중금속, 과도한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섭취하며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다. 그 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몸에서 많은 종류의 스트레스 호르몬도 분비된다. 따라서 이런 유해한 물질들을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출시키는 비방이 있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유해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방법은 굉장히 평범하고 상식적이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피하고, 가공육이나 튀긴 음식과 단 맛이 강한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섬유질이 많은 야채를 포함한 신선한 음식 위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너무 무리하지 않는 운동을 하면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특히 섬유질이 많은 야채나 잡곡은 음식과 함께 섭취한 중금속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는 효과와 함께 배변을 쉽게 도와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의 유해 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과 제품들이 홍보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유행했던 숙변 제거를 위한 무리한 관장이나 간헐적 단식은 인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이미 증명됐다.

몸에 해로운 산성 체질을 알칼리로 바꿔서 건강하게 만든다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몸은 pH 7.4의 약 알칼리 상태인데, 이 범주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콩팥에서 미네랄을 소변으로 내보내고,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균형을 잡아줘서 항상 정상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만약에 신장의 기능 장애로 조금이라도 산성이나 알칼리성으로 되면 투석을 해야하는 심각한 상태가 된다. 만약 진짜 알칼리 체질이 된다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위독해지는 것이다.


20여년 전부터 디톡스라는 개념이 유행했는데, 디톡스란 독(毒)이란 뜻의 toxin 앞에 제거한다는 의미의 de를 붙인 detoxification을 줄여서 detox라고 부르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디톡스는 특정 독이 들어왔을 때 이를 치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납에 중독되면 납의 배출을 돕는 약을 투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상업적으로 디톡스, 해독, 칼레이션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제품들은 몸 안의 유독한 성분을 배출시켜 건강을 되찾게 한다고 한다. 즉 특정 제품을 복용하면 유해물질이 몸 안으로 과다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고 대소변, 땀 등의 다양한 경로로 배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신비한 기적의 물질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적으로 전혀 인정되지 않는 용어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디톡스 시장 규모는 2021년에 이미 500억달러가 넘었고 2026년에는7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FDA에서는 디톡스라는 표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런 제품들의 특징은 그 제품을 복용하여 건강을 회복한 사례를 강조하여 홍보하는 것이다. 특정인이 효과를 봤다면 그 원인에 대해 입증을 해야 한다. 즉 나이, 성별, 건강 상태 및 술 담배 섭취와 같은 다양한 조건이 일치하는 동일한 2개의 집단을 만든 다음 그 중 한 집단에는 해당 제품을 투여하고 다른 집단에는 형태가 같은 가짜 약을 투여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비교 분석하게 된다. 이 때 의사의 태도가 환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의사조차도 누구에게 어떤 성분을 투여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비록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도 다른 의사들이 같은 방법으로 반복하여 실험을 해 계속 같은 결과가 나와야만 비로소 인정받게 된다.

결국 신선하고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근대 임상의학의 선구자인 네덜란드 의사 헤르만 부르하버가 1738년에 남긴 ‘머리를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항상 마음을 평안하게 하라. 그러면 모든 의사를 비웃게 될 것이다’라는 문장은 시대를 초월하여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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