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우주 유영 시대 열렸다…첫 주인공은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

이종현 기자 2024. 9. 1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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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집(지구)에 돌아가면 할 일이 많겠지만, 여기(우주)에서 보면 완벽한 세상처럼 보입니다."

스페이스X는 현지 시각으로 12일 오전 6시 48분(한국 시간 12일 오후 7시 48분)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임무의 일환으로 민간인 우주유영을 시작했다.

재러드 아이작먼에 이어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인 세라 길리스도 우주유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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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 던’ 임무 일환…민간인 첫 우주 유영 성공
결제 서비스 ‘시프트4′ 창업한 억만장자
더 유연하고 더 똑똑한 새 우주복 테스트도
재러드 아이작먼(41)이 12일 스페이스X의 드래건에서 나와 우주유영을 하고 있다. 민간인으로는 첫 우주유영이다./스페이스X

“스페이스X, 집(지구)에 돌아가면 할 일이 많겠지만, 여기(우주)에서 보면 완벽한 세상처럼 보입니다.”

민간인이 우주 공간에서 유영하는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우주 유영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같은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만 가능했다. 인류 역사상 첫 민간인 우주유영이 성공하면서 우주 관광과 상업용 우주 비행 시대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현지 시각으로 12일 오전 6시 48분(한국 시간 12일 오후 7시 48분)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임무의 일환으로 민간인 우주유영을 시작했다. 민간인으로는 첫 우주유영에 나선 주인공은 억만장자이자 항공기 조종사인 재러드 아이작먼(41)이다. 재러드 아이작먼에 이어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인 세라 길리스도 우주유영에 나섰다. 이들의 우주유영은 스페이스X의 라이브 웹캐스트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폴라리스 던은 아이작먼이 이끈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다. 아이작먼은 결제 서비스 회사인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로 항공기 조종사를 할 만큼 우주에 대한 열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작먼은 스페이스X와 함께 2022년 2월 폴라리스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폴라리스 프로그램은 인간의 우주 비행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폴라리스 던 임무는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세 가지 미션 중 첫 번째로 민간인의 우주 유영 활동과 이를 통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새로운 우주복을 테스트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폴라리스 던 임무에 참여한 민간인 우주비행사들의 모습. 폴라리스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 제작된 우주복을 입고 있다./스페이스X

스페이스X가 새로 제작한 EVA 우주복은 새로운 소재와 제작 공정, 관절 디자인을 통해 우주비행사가 보다 유연하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헬멧에는 우주복의 압력과 온도, 습도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달렸고, 우주 비행 중 눈부심 현상을 줄여주는 기능도 장착됐다. 스페이스X는 이 우주복을 ‘천으로 만 갑옷’이라고 불렀다. 스페이스X는 이 우주복을 개량해서 훗날 화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폴라리스 던 임무를 수행할 민간인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유인(有人)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지난 10일 발사됐다. 미국 플로리다의 나사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팰컨9에 실린 채로 성공적으로 우주로 향했다. 크루 드래건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비행 궤도보다 3배 이상 높은 1400㎞ 고도에 도달했다.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 이후 사람을 태운 유인 우주선이 도달한 고도 중에서 가장 높다.

발사 16시간 만에 목표 고도에 도착한 드래건은 이후 고도를 낮춘 뒤 우주 유영을 위한 준비를 거쳐 이날 민간인 첫 우주유영을 진행했다. 우주유영이 진행된 고도는 737㎞였다. 이 위치에서 드래건은 압력을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고, 당초 예정보다 4시간 정도 지연된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7시 48분쯤 아이작먼이 먼저 드래건에서 나와 우주유영을 시작했다. 길리스는 아이작먼에 이어 우주유영을 했다.

다른 2명은 우주선에서 공기와 전력 등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 점검했다. 우주 유영이라고는 하지만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자유롭게 떠다니는 게 아니라 스카이워커라고 불리는 핸드레일과 드래건에 항상 접촉을 유지한 채로 진행됐다. 우주 유영이 진행된 시간은 1시간 46분이었다.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폴라리스 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민간인 우주비행사를 태운 크루 드래건을 싣고 스페이스X의 '팰컨9'이 발사됐다./AFP 연합뉴스

이들은 우주 공간에서 머무는 동안 36가지 연구와 실험도 진행했다. 스타링크 위성을 통한 레이저 기반 통신도 함께 시험한다.

이번 임무를 이끈 아이작먼은 “앞으로 반복 시험과 테스트를 거쳐서 미래의 누군가가 화성에서 우리가 만든 우주복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비행에서 새로운 우주복을 테스트할 기회를 갖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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