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 M 패밀리의 막내, M2가 신형으로 거듭났다. 핵심은 새로운 실내외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외모에서부터 일반 2시리즈 쿠페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뽐내고, 더 높은 출력의 엔진과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를 챙겼다. 결과적으로 신형 M2는 ‘운전’에 몰입할 수 있는 더욱 완벽한 조건을 갖춰 돌아왔다.
글 서동현 기자(dhseo1208@gmail.com)
사진 BMW, 서동현


1972년 3.0 CSL로 시작한 BMW M의 역사. 레이스 참가 규정 충족을 위한 한정 생산 모델로 시작한 M은 어느덧 등 정규 라인업의 고성능 버전으로 자리 잡았다. 그중 M3는 유독 팬층이 두터웠다. 대표적인 ‘고성능 컴팩트카’로 통하며 BMW가 추구하는 운전 감각을 가장 선명하게 나타냈으니까. 2000년대에는 V8 엔진을 욱여넣어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3시리즈의 몸집은 이제 컴팩트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늘어났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화였다. 파워트레인 성능도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작은 차만의 맛을 원했던 소비자들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2011년 데뷔한 1M이 주목받은 이유기도 하다. 빵빵한 펜더와 두 개의 문짝, 분명한 3-박스 구조는 3.0 CSL은 물론 최초의 M3와도 닮아 있었다.

1시리즈 쿠페의 자리는 2시리즈가 넘겨받았다. 1M 역시 M2로 진화했다. 길이 4.5m 미만 차체에 370마력 직렬 6기통 3.0L 터보 엔진을 넣고 7단 듀얼클러치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은 부분변경과 함께 엔진을 바꾸면서 410마력으로 늘었고, 450마력 버전 M2 CS까지 선보이며 출력에 대한 갈증까지 해소했다. 그래서 신형 M2의 제원이 놀랍기만 하다. 컴페티션도, CS도 아닌 기본형이 ‘460마력’이다.
① 익스테리어



공개와 동시에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겉모습 소개부터. 독특하게도 M2는 기본형 2시리즈 쿠페와 조금 다른 눈매를 지녔다. 굴곡진 주간 주행등은 그대론데, 안쪽을 블랙 컬러 장식으로 채웠다. 이외에는 완전히 새롭다. 명확한 경계가 없는 M 전용 키드니 그릴과 우락부락한 범퍼, 사각형으로 ‘툭 툭’ 오려낸 공기 흡입구가 고성능 스포츠카만의 감성을 더한다.



뒷모습 변화는 범퍼에 집중했다. 얼굴을 따라 직선적인 요소로 뚜렷한 굴곡을 그렸다. 백미는 네 갈래로 굵게 뻗은 머플러. 진짜 M만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앞서 시승한 M240i x드라이브도 빵빵한 뒤태를 자랑했지만, M2 앞에선 한없이 얌전할 뿐이다. 여기서 고개를 약간 돌리면 근육이 잔뜩 붙은 리어 펜더와 사이드 스커트도 확인할 수 있다. 외장 컬러는 퍼스트에디션 전용 M 잔드보르트 블루.

부풀어 오른 펜더 때문에 차체 너비도 늘었다. 일반 2시리즈 쿠페의 폭은 1,840㎜. M2는 1,885㎜로 45㎜나 어깨를 넓혔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코너링 성능을 키우는 데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타이어 스펙도 마찬가지. 앞 275/35, 뒤 285/30 사이즈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 고성능 타이어를 끼웠다. 휠 크기는 앞뒤 각각 19, 20인치다.
② 인테리어





실내 분위기도 확연히 다르다. 곳곳을 둘러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레드 컬러 부품 덕분이다. 시동 스위치와 기어레버, 주행 모드를 불러오는 운전대 M 버튼까지 강렬한 빨간색으로 칠했다. 대시보드엔 12.3인치 및 14.9인치 화면을 연결한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얹었다. 공조장치를 비롯한 여러 차내 기능이 이곳에 들어가 물리 버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시트마저 화려하다. M을 상징하는 세 가지 컬러로 헤드레스트와 어깨 부위를 감쌌다. 양쪽 시트가 대칭을 이룬 점도 특징. 동승석까지 전동식으로 조절할 수 있으며, 사이드 볼스터를 조여 몸을 더 단단하게 고정할 수도 있다. 다만 색상 차별화만 했을 뿐, 아래급인 M240i와 같은 시트인 점은 아쉽다. 어차피 펀 카인데, CFRP로 만든 본격적인 M 스포츠 시트를 달아 들여왔으면 어땠을까?
적재 공간은 나름 쓸만하다. 2열 다리 공간이 좁고 트렁크 용량은 390L에 불과하지만, 뒷좌석 등받이를 4:2:4로 나눠 접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특히 2열은 가방이나 외투를 보관하기 딱 좋다. 어린아이나 체구가 작은 성인이라면 짧은 이동쯤은 문제없다. 지붕이 급격하게 내려오지 않아 최소한의 머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③ 파워트레인 및 섀시

하이라이트는 심장. 두툼하게 솟아오른 보닛 아래에 직렬 6기통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넣었다. 신형 M3와 M4에도 들어간 엔진이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460마력 및 56.4㎏·m. 구형 M2 컴페티션보다 50마력, M2 CS보다 10마력 높은 수치다. 공식 0→시속 100㎞ 가속 시간은 단 4.1초며, 최고속도는 시속 250㎞로 묶었다. 시승차는 퍼스트 에디션으로, 최고속도를 시속 285㎞로 올리는 ‘M 드라이버 패키지’를 추가했다.
엔진과 뒷바퀴 사이는 8단 자동변속기로 이었다. 형님들과 마찬가지로 듀얼 클러치(DCT) 변속기를 버리고 토크컨버터 방식으로 바꿨다. 변속 속도는 DCT만큼 빠른데 감당할 수 있는 토크의 한계가 더 높기 때문이다. 무게도 이전과 비슷하다. 또한 조향비를 바꾸는 ‘M 서보트로닉 스티어링’과 구동력을 좌우 뒷바퀴 중 한쪽으로 100% 몰아줄 수 있는 ‘액티브 M 디퍼렌셜’까지 담았다.
④ 주행성능


차키를 손에 넣자마자 목적지로 설정한 곳은 경기도 포천의 한 국도. 지난해 M240i와 함께 누볐던 그 길이다. 힘은 출중하나 짜릿함이 아쉬웠던 사륜구동 쿠페였는데, 출력과 구동방식의 변화가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을지 궁금했다.
가장 먼저 느낀 차이는 승차감이다. 서스펜션이 꽤 단단하다. 일상에서의 편안함과 주행 성능 사이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과속방지턱은 물론 도로 위 자잘한 요철들을 운전자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다. 게다가 하부 방음재를 덜어냈는지, 주행 중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상당히 컸다. 평소와 비슷한 볼륨으로 음악을 틀면 답답할 정도로 차이가 확실하다.


불평은 여기까지. 손과 발에 힘을 주고 차를 몰아붙이기 시작하면 음악 감상할 틈 따윈 없다. 타이어 열이 오르기 전의 M2는 직선 가속에서도 꼬리를 ‘살랑’ 흔들며 드라이버에게 경고를 날린다. 토크는 그야말로 폭발적. 전작보다 크게 늘어난 몸무게를 감쪽같이 숨긴 채 돌진한다. 운전대 너머에선 맹렬하게 회전하는 6기통 엔진 사운드가 여과 없이 들이친다.
귀는 자극적이지만 마음은 두렵지 않다. 고속 안정성이 워낙 뛰어난 덕분이다. 너무 단단한 서스펜션은 노면에 민감하게 반응해 차체가 튈 수 있는데, M2의 하체는 탄탄하면서도 묵직하다. 요철을 지난 각 바퀴가 재빨리 자리를 잡아 믿음직하다. 아직 코너에 뛰어들기 전이었지만, 이미 막강한 가속력에 취해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역시 만만한 차가 아니다.


끝없는 직진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와인딩 코스에 다다랐다. 센터콘솔 M 모드 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로 변경. 변속기는 즉시 최대토크 구간인 2,650~5,870rpm에 타코미터 바늘이 머물도록 변속 시점을 바꾼다. 손아귀를 꽉 채울 만큼 림이 굵은 운전대에도 힘이 들어간다. 눈을 부릅뜨고 첫 코너에 진입. 굽이진 산길을 휘저으며 M2의 능력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넘치는 출력, 동력을 전부 뒤로 보내는 구동계, 너비를 훌쩍 키운 타이어는 한층 날카로운 핸들링 감각을 만든다. 서스펜션이 끈끈한 타이어를 꾹꾹 누르는 덕분에 선회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좌우 기울임을 극도로 억제하며 코너 안쪽을 파고들어 도전 욕구가 샘솟는다. 이때 오른발을 조금 더 기울이면 탈출과 동시에 엉덩이를 살짝 미끄러트릴 수도 있다. 네 바퀴를 안정적으로 굴리는 M240i x드라이브에선 경험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다.


이어서 가장 극단적인 주행 모드로 바꿨다. 운전대 위 빨간 버튼을 누르면 미리 맞춰둔 엔진과 변속기, 스티어링 휠, 서스펜션 세팅을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다. 모든 설정을 스포츠 플러스 및 스포츠로, 자세제어장치(DSC)를 M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하고 변속 민감도를 3단계로 올렸다. 민감도는 기어레버에 달린 버튼으로 언제든지 조절할 수 있다.

‘과격할수록 재밌겠지’라고 생각했던 나는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오만했음을 깨달았다. 저단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시프트 패들 당길 타이밍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순식간에 치솟았다. 변속 충격은 어찌나 강한지, 등을 때리는 순간 몸이 흔들려 가속 페달 조작이 까다로웠다. 투박하게 오른발을 놀리면 마치 말을 타듯 앞뒤로 꿀렁댄다. 철저히 숙련자를 위한 세팅이다.

기억에 남는 특징 중 하나는 서스펜션 감쇠력. 의외로 컴포트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의 승차감 차이가 크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단단하게 조인 뒤 운전자 취향에 따라 섬세하게 설정하도록 만든 듯하다. 배기 사운드는 M3·M4보다 얌전한 편. 대놓고 ‘파바박’ 터트리지 않고 깊은 곳에서 부글거린다. 화려한 소리를 선호하는 오너라면 머플러 튜닝에 욕심이 생길 수 있다.
⑤ 총평

과감한 디자인과 빠릿한 핸들링, 사나운 엔진 등 BMW M은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그중 ‘운전 재미’를 최우선으로 여긴다면 정답은 M2다. 짧은 휠베이스와 떡 벌어진 어깨를 비롯한 M2의 신체조건은 다른 어떤 요소로도 대체할 수 없으니까. 더불어 트랙션 컨트롤을 10단계로 쪼갠 ‘M 트랙션 컨트롤’과 드리프트를 분석하는 ‘M 드리프트 애널라이저’ 등, 최신 M 모델에 들어가는 기능들을 빠짐없이 챙겼다.
물론 트랙 주행을 염두에 둔 소비자에게 1,755㎏이라는 몸무게는 치명적이다. 국내 판매했던 이전 세대 M2 DCT 모델보다 165㎏ 늘었으며, 현행 M3와도 공차중량이 똑같다. 똑똑한 전자장비를 더하고 차체 강성을 올린 결과다. 하지만 서킷을 공략할 목적이 아니라면 섣불리 걱정하지 말자. 여전히 M2는 ‘가장 짜릿한 M’이라는 수식어를 가질 자격이 있다.

장점
1) ‘460마력’의 든든한 최고출력
2) 짧은 휠베이스가 만드는 놀라운 코너링
단점
1) 대폭 늘어난 공차중량
2) 주행 모드를 바꾸려면 꼭 화면을 터치해야 한다
<제원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