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가면 후회합니다"...'노재팬' 외치던 2030까지 일본여행 몰리는 놀라운 이유

8년 만에 찾아온 역대급 엔저...MZ세대 일본 여행 트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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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NO) 재팬'을 외치던 한국의 MZ세대 젊은이들이 일본으로 몰려가며 이제는 '고(GO) 재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의 인기가 폭증하고 있는 놀라운 이유가 밝혀지며 2030 일본 인기 여행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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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의 반도체 품목 수출 규제에 따라 일어난 '노재팬' 운동이 최근 눈에 띄게 수그러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흥행이 대표적이며, '노재팬' 운동 이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도 매출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 제한이 풀리며 한·일 양국 간 관광 교류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올해 1~4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206만7,700명으로 전체 방일 외국인 중 압도적인 1위였습니다. 한편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48만1,920명으로 전체 방한 외국인 중 가장 많았습니다. 양국 모두 2030세대가 주도한다는 게 공통 흐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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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며 일본 여행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원·엔 환율은 6월 20일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했습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내려간 것은 2015년 6월 말 이후 8년 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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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항공권 가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 속에 성수기를 맞아 저가항공사(LCC)들은 잇따라 일본 노선 증편 및 신규 취항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MZ세대 일본 여행 트렌드는? "관광명소보다는..."

인스타그램 #일본소도시 검색 결과

코로나 방역 해제 이후 일본 관광이 폭증하는 가운데 한국인들은 일본의 소도시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SNS에 ‘#일본소도시여행’을 검색하면 생소한 일본 지명이 수두룩하게 등장합니다.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좀 더 일본다운 일본을 느껴보고 싶다’는 심리의 반영입니다.

LCC들의 일본 지방공항 취항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도쿄(나리타),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등에 취항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오이타와 히로시마에 추가 취항할 예정입니다. 이미 티웨이 항공은 구마모토, 에어서울은 기타큐슈에 취항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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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도쿄에서 ‘선라이즈 이즈모 세토’라는 침대열차를 이용해 시코쿠의 다카마쓰와 마쓰야마를 다녀왔다는 서진호(20·대학생)씨는 “개인적으로 철도에 관심이 많은데 일본은 한국보다 철도가 다양해 새로운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대도시에 한국인들이 몰려 있는 점도 지방 도시를 관광지로 선택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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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에히메현 이요시에 다녀왔다는 박소정(24· 대학생)씨는 "시모나다역이 유명하다고 해 기차여행을 했는데 이곳을 제외하면 정보가 거의 없는 곳"이라며 "언어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관광 명소보다 현지인의 생활상이나 마을 모습을 즐기는 편이라 만족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2030 일본인, 한국 오면 '이것'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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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인의 한국여행은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올 4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 중 절반가량(46.5%)이 40세 이하 여성이었습니다. 이들의 관심은 K팝, K드라마뿐만 아니라 K뷰티, K미식 등 한국문화 전반입니다.

지난 5월 명동 여행을 즐기던 일본인 구로키 히데미는 요즘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유행이라고 했습니다. 2박 3일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는 홍대 앞에서 간장새우로 식사를 하고, 한강공원에서 진로 소주를 마시고 광장시장에서 칼국수를 먹는 패턴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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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코네스트(한국여행정보 통합사이트)에 들어가면 길 찾기, 맛집 검색에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검색해 보면 (일본어로) 식당 위치와 메뉴뿐만 아니라 대기 상황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을 여행하며 일본인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이 된 적은 없었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 음식점이나 쇼핑센터에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많아서 오히려 놀랐다. 120퍼센트 만족”이라고 밝혔습니다.

코네스트 홈페이지

방역 규제 해제, 가까운 거리, 서비스 편의성 등에 더해 양국 관계 개선으로 인한 심리적 저항감도 낮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의 ‘한국관광 긍·부정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7%까지 떨어졌던 일본인들의 긍정 언급은 올 2월 87%까지 상승했습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일본인 관광객 193만 명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윤혜진 배화여대 글로벌관광콘텐츠과 교수는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홍보에 집중한다면 양국의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일본인의 한국여행 증가와 한국문화 소비라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일본여행, 욕 먹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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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으로 한일 교류에 박차가 가해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일본 여행'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여행 가는 애들 욕먹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에 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게시글 작성자는 전날 올린 글에서 일본 외무성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칭하며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한글로 담은 팸플릿 이미지를 게시하며 "일본 외교부에서 한글로 독도는 일본 땅이라 만들어 배포 중"이라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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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자는 “강제징용 수백조 배상은 우리 기업에 떠넘기고, 방사능 오염수를 (앞으로 최소) 28년 동안 우리 바다에 배출하고 있는 지경”이라며 “이런데도 일본에 돈 갖다 바치는 분들은 욕을 더 먹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댓글을 통해 찬반여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찬성 측은 “일본이 무시하지 못하게 여행을 자제하고 반일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에 반대 측은 “여행과 외교는 별개”라며 반발했습니다.

찬성 측은 “일본은 강제징용 자체를 부정하고 자기들이 피해자라고 하는데 여행 가서 돈 쓰는 것은 한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3·1절에 일본 여행객 중 한국인이 60% 이상이었다는 보도를 보고 진짜 수치스러웠다”며 “이러니 일본이 우리가 아무리 떠들어도 무시하지”란 의견도 있었습니다. “나라 망하게 하는 사람들인데 당연히 욕을 먹어야 한다”, “다른 데 갈 데 많은데 굳이 일본에 가나”, “(일본 여행자는)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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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 측은 “언제까지 과거에 살 것이냐. 여행도 마음대로 못 가나”라고 반박했습니다. “일본 여행은 일본 여행이고, 일본 정부가 과거에 잘못한 건 별개다. 모든 일본인을 미워해야 하나”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여행객이 외교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 “역사적으로 껄끄러운 나라도 직접 가서 보고 경험해 보면 배우는 게 많을 것”, “전 세계 일류 여행국이 옆 나라인데 안 갈 이유가 있나”란 견해도 있었습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노재팬 운동' 같은 정치적, 외교적 변수가 생긴다면 한일 관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