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음식 위에 뿌려진 금가루 먹으면 생기는 일

113만 원짜리 금가루를 넣은 베이글, 그 가치는

고급 음식점에 가면 식용 금가루를 음식 위에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케이크나 초콜릿 등의 디저트에 올리기도 합니다. 금은 부유함이나 장수의 의미도 있어 음식에 올리면 비싼 음식으로 여겨지는 효과도 있는데요, 음식에 금을 넣어 먹는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또 아무리 식용이라도 금을 먹는 게 우리 몸에 문제가 없는 걸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먹었던 식용 금가루

동서양의 옛 문헌에서는 식용 금가루의 효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대 로마시대의 황제 또한 불로장생을 꿈꾸며 금가루를 요리에 뿌려 먹는 것을 즐겼다고 하며, 중세 때는 연금술사나 의사들이 물약에 금가루를 넣어 노화 방지 약을 썼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 처방하는 우황청심환이 금박에 포장되어 있는 것도 동의보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왜 금을 식용으로 사용했을까?

우리가 알고 있는 금이 아닌 식용으로서의 금은 왜 사용하게 된 것일까요? 그건 아마도 금이 가지고 있는 가치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일반 음식에도 금을 뿌리면 귀하고 비싼 음식으로 둔갑하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는데요, 실제로 금가루를 뿌린 커피가 몇만 원대, 빙수는 10만 원대에도 판매가 된 적이 있으며 미국에서는 금가루와 송로버섯을 넣은 베이글을 113만 원에 판매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식용 금가루는 건강에 이로울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금가루를 외관이나 모양을 좋게 하기 위한 하나의 ‘착색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섭취 시 건강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힌 적도 있습니다. 또 금은 불활성 물질이기 때문에 먹게 되면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소화관을 통과하게 됩니다. 건강상 뛰어난 이점은 없지만 일반 금이 아닌 되도록 순금을 먹으면 몸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가격은 얼마일까?

네이버 쇼핑 검색을 해보면 식용 금가루의 경우 50㎎에 1만 원대, 100㎎에 1~2만 원대로 그리 비싸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식용 금가루 구매 시 순도와 함께 식용 허가를 정식으로 받은 유통 제품인지 확인하여야 하며 품질 검사를 통해 인체에 유해성이 없는지 반드시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요 영양 공급원은 아니야

식용 금가루는 순금을 고운 가루로 빻은 다음 설탕이나 말토덱스트린과 같이 먹기에 안전한 다른 물질과 혼합하여 만듭니다. 식약처에서도 식품이 아닌 하나의 착색제로 규정했듯이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아니라는 것인데요, 소량의 식용 금가루를 섭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간주되며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습니다.



금의 순도가 중요

식품의약처의 허가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순도’입니다. 순도가 95% 이상이어야 좋으며 우리나라 역시 순도가 95% 이상인 금가루만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금가루를 식용으로 허가하고 있지 않으며, 유럽은 순도 92% 이상일 때 허용하고 있습니다. 순도가 95% 이하이면 다른 중금속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몸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식용 금가루는 어떻게 만들까?

먹을 수 있는 금가루를 만들려면 금박과 사발, 작은 밀폐용기가 필요합니다. 먼저 금박 한 장을 반으로 여러 번 접어 작고 두꺼운 사각형을 만듭니다. 그런 다음 접힌 금박을 절구에 넣고 갈아주며 금박을 매우 곱게 가는 것이 중요하므로 고운 가루 같은 농도가 될 때까지 계속 갈아줍니다. 원하는 식감이 되면 금가루를 조심스럽게 밀폐용기에 담기만 하면 끝입니다.



피부에 발라도 좋을까?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클레오파트라가 금을 피부 미용에 사용했다는 것을 한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식용 금가루를 피부에 발라도 좋을까요? 시중에는 금으로 만든 마스크팩, 로션, 스킨 등이 나와 있으며 탄력 향상, 주름 개선, 피부 미백 등에 좋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연구소나 정부 기관에 의뢰하여 정식으로 효과를 입증받은 제품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금이 피부 미용에 일부 이점을 제공할 순 있지만 기존 스킨케어 루틴을 대체할 수 없으며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필요치 않는 중금속에 노출

금은 중금속의 하나로 아연이나 철, 구리같이 신체에 꼭 필요한 중금속이 아니면 체내에 쉽게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량으로 먹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금가루 음식을 즐겼다간 간이 손상되고 중금속이 몸에 쌓여 콩팥 기능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중금속을 걸러내는 장기는 간과 콩팥인데 해독을 위한 대사 과정에서 간세포가 손상되고 콩팥에 축적되어 콩팥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빈혈 일으킬 수 있어

금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골수의 조혈 기능에 손상을 주게 되는데, 이럴 때 적혈구에서 만들어내는 세포 자체에 손상을 끼치게 됩니다. 이는 재생 불량성 빈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옛날부터 금가루에 효능이 있다고 여기며 사용해왔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금 섭취를 통해 미용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무분별한 섭취는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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