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9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테슬라를 향한 찬사가 쏟아질 때마다 나오던 반응이다. 테슬라 팬들은 “결국 테슬라가 더 낫다”며 기아 EV9의 넓은 공간을 폄하하곤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공개된 테슬라 모델 Y L의 3열 시트를 보고 나니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늘어난 차체에 감춰진 진실

모델 Y L은 전장 4,976mm, 휠베이스 3,040mm로 기존 모델 Y보다 확실히 길어졌다. “이제 진짜 패밀리카 나왔네!”라는 기대가 컸다. 서스펜션과 댐퍼를 개선해 2열 승차감이 좋아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3열에 앉아보니 현실은 달랐다. 래디언스리포트에 따르면, 키 170cm 성인이 앉으면 무릎은 주먹 하나 남지만 머리 공간은 뒷유리에 닿을 듯 아슬아슬하다는 것이다.
EV9과의 비교? 수치가 말해준다
기아 EV9 스펙:
– 전장: 5,010mm (모델 Y L보다 34mm 길어)
– 휠베이스: 3,100mm (60mm 더 길어)
– 전고: 1,755mm (87mm 더 높아)
이 차이가 바로 3열 탑승자의 체감 편차로 이어진다. EV9의 3열은 성인이 장거리 이동해도 불편함이 적지만, 모델 Y L은 “작은 벤치에 불과하다”는 혹평까지 나오고 있다.

쿠페형 디자인의 딜레마
테슬라가 고수하는 쿠페형 루프라인이 발목을 잡았다. 날렵한 실루엣은 유지했지만, 그 대가로 머리 공간을 희생했다. 현지 리뷰에서는 “노면 충격이 심한 도로에서는 머리가 닿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EV9은 정통 SUV 디자인으로 3열 전동 리클라이닝과 2열 회전 시트 같은 편의 사양까지 갖췄다. 반면 모델 Y L은 전동 폴딩 외에 특별한 옵션이 없고, 대형 후면 유리로 인해 햇볕이 직접 들어오는 문제까지 있다.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

한국 소비자들에게 ‘패밀리카=넓은 3열’이라는 인식은 확고하다. 따라서 모델 Y L의 좁은 3열은 치명적 약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751km 주행거리(CLTC 기준)와 제로백 4.5초 성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가족 단위 장거리 여행을 생각하면, EV9의 넉넉한 공간과 편의 사양이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테슬라의 전략, 과연 통할까?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다. 소비자가 원하는 건 날렵한 디자인일까, 아니면 편안한 공간일까?
테슬라가 브랜드 프리미엄을 앞세워 공간 불편을 감수하라고 할 때, 기아는 EV9으로 진정한 패밀리카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모델 Y L이 한국에 출시된다면? EV9과의 직접 대결에서 과연 승산이 있을지 의문이다. 성능은 좋지만, 패밀리카로서의 본질적 가치에서는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가족 중심의 전기 SUV 시장 동향을 분석한 내용입니다. 실제 구매 결정 시에는 직접 시승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