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시험만 960번 떨어지고" 응시료만 3000만 원 써서 합격한 '이 할머니'

딸 집·손주·장사…소박한 이유로 시작된 도전

차사순 할머니가 운전면허를 마음먹은 이유는 거창하지 않았다. 딸 집에 더 자주 찾아가고, 손주들과 드라이브도 하고, 시장 장사 오갈 때 편하게 다니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계기가 됐다. 60대 후반에 처음으로 시험장 문을 두드린 그는 “나도 운전대를 잡아 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매일같이 학원과 시험장을 오가며 도전을 이어갔다.

필기 950번 낙방, 응시료만 2,880만 원

차사순 할머니의 도전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필기시험 낙방 횟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필기시험에서만 950번 넘게 떨어졌고, 기능·도로주행 시험도 10차례가량 응시한 끝에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들어간 응시료가 약 2,88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포기하지 않은 점이 사람들의 놀라움과 응원을 동시에 이끌어냈다. 결국 그는 수년간의 도전 끝에 운전면허 시험에 최종 합격하며 “해냈다”는 한마디로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광고 모델이 되고, 경차 선물까지 받은 ‘의지의 한국인’

이 사연이 알려지자 차사순 할머니는 단숨에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그의 집념을 소재로 한 광고를 제작해 방영했고, 실제로 경차 한 대를 선물하며 도전을 응원했다. 당시 국내외 언론은 그를 “의지의 한국인”이라 부르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상징적인 인물로 조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도 그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집념과 끈기의 귀감”이라고 평가해, 한 평범한 할머니의 사연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1년 새 4번 사고…쉽지 않았던 실제 운전

그러나 면허 취득 이후 실제 운전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운전대를 잡은 지 1년 만에 후진 기어를 잘못 넣어 벽을 들이받거나, 브레이크와 액셀을 혼동해 급가속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네 차례나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 파손과 주변 시설물 손상 등이 이어지면서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당분간 운전을 쉬자”고 권했고, 결국 그는 한동안 직접 운전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고 날수록 더 잘해야 한다”…다시 도로를 꿈꾸는 마음

반복되는 사고를 겪으며 차사순 할머니도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자신 있게 운전했는데, 자꾸 사고가 나니까 위축됐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사고가 나면 날수록 운전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머릿속으로 계속 운전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다시 도로를 달려 보고 싶다는 바람을 끝까지 놓지 않은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히 ‘기네스급 낙방 기록’이 아니라, 나이와 실패 횟수와 상관없이 목표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한 사람의 집념을 보여 주는 사례로 지금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