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가 완전 블랙아웃 디자인의 레인지로버 스포츠 SV 블랙을 공개했다. 626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은밀한 외관으로 무장한 이 모델은 기존 고성능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달 영국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베일을 벗는 SV 블랙은 헨리 포드의 유명한 말을 그대로 실현했다. “고객은 검은색이기만 하면 어떤 색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처럼, 이 차는 오직 나르빅 블랙 한 가지 색상으로만 출시된다.

주목할 점은 랜드로버가 이를 한정판이 아닌 정규 라인업으로 편입시켰다는 것이다. 기존 SV 에디션 원, 에디션 투가 단명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블랙 컬러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예상보다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철저한 블랙 통일이다. 탄소섬유 후드부터 23인치 단조 휠, 브레이크 캘리퍼, 배기관까지 모든 것이 검은색이다. 심지어 그릴과 엠블럼까지 블랙으로 처리해 마치 스텔스 전투기를 연상시킨다. 이는 람보르기니 우루스나 벤틀리 벤테이가 같은 화려한 슈퍼 SUV들과는 정반대 철학이다.

실내 역시 에보니 윈저 가죽과 피아노 블랙 트림으로 외관의 컨셉을 이어간다. 지문이 쉽게 묻는 피아노 블랙 소재 사용은 논란거리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통일성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성능은 이미 검증된 수준이다. BMW에서 공급받은 4.4리터 트윈터보 V8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해 626마력과 750Nm의 토크를 발생시킨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6초, 최고속도는 시속 266km에 달한다. 이는 일반 스포트 SV보다 0.2초 빠른 수치다.

랜드로버의 이번 전략은 명확하다. 화려함보다는 은밀함으로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억만장자들이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강력한 성능을 원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을 제공하는 셈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성능 SUV에 대한 국내 수요를 고려하면 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opyright © 구름을달리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