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스테이블포드 그리고 '변형' 스테이블포드

지난주 KLPGA 대회는 방신실 선수의 우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워낙 장타자인 데다가 퍼트감까지 좋으니, 다른 선수들이 당해내기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지난 대회를 보신 분들은 경기 방식이 좀 낯설게 느껴지셨을 텐데요. 매치 플레이도 익숙하지 않은 골퍼들에게는 변형스테이블포드라는 방식 자체가 생소했을 것 같습니다.

골프는 스트로크 플레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번의 칼럼에서 말씀드렸지만, 골프대회라고 하면 많은 골퍼들이 '스트로크 플레이'를 우선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즉 타수가 가장 낮은 선수가 우승하는 방식에 익숙한 것이죠.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은 라운드 결과를 물을 때 "몇 타 쳤어?" 혹은 "몇 타 오버야?"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즉 기준 타수, 예를 들어 18홀 72타와 같은 기준 타수를 정하고, 그 타수에 가깝거나 더 낮은 스코어를 기록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죠.

하지만, 골프는 '매치 플레이'와 '스토르크 플레이'라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의 게임이 존재하며, 과거에는 토너먼트 자체가 매치 플레이 위주로 진행이 되기도 했습니다. 골퍼들에게 얼마나 익숙하냐를 떠나서, 이 두 가지 경기는 골프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간주되며, 이에 따라 골프 규칙 역시 매치 플레이와 스트로크 플레이라는 큰 두 가지 틀 안에서 만들어져 있습니다.

스코어카드를 적는 선수의 모습, 골프에는 다양한 형태의 게임이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스테이블포드 - 스트로크 플레이의 한 방식

오늘 설명드릴 스테이블포드 혹은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은 '스트로크 플레이'의 일종입니다.

매치 플레이가 각 홀별로 상대방과 1:1 대결을 하는 방식인데 비해, 스트로크 플레이는 타수의 합을 가지고 '다른 모든'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스트로크 플레이의 일종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방식을 쉽게 말씀드리면, 골퍼가 기록한 타수'를 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입니다.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점수 환산 <출처: 대한골프 협회>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타 이상 친 경우는 점수를 전혀 주지 않고 보기 이상의 플레이를 했을 때에만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죠.

스트로크 플레이가 기본적으로 홀 아웃을 해야만 타수가 인정되는데 비해, 더블 이상을 할 경우에는 어차피 '0점' 처리가 되므로, 굳이 홀아웃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홀아웃을 하지 않는 것이 실격에 준하는 페널티를 받게 되는 것과는 다른 것이죠.

변형 스테이블포드 - 상과 벌을 확실하게!

스테이블포드 방식도 상당히 흥미로운 제도입니다만, 이 방식은 더블 이상에 대해서는 모두 0점이 되는 것이 조금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후하게 점수를 주지만, 실수 혹은 아주 못 친 샷에 대한 '벌'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은 나쁜 결과에 대해 '마이너스' 점수를 준다는 점이 차이가 있습니다.

2023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대회요강 <출처: KLPGA 홈페이지>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에서는 더블 보기 이상의 경우 -3점을 받게 됩니다. 큰 실수가 나올 경우에는 기존에 쌓은 점수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잘 친 샷과 못 친 샷의 결과를 확실하게 구분함으로써 선수들에게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죠. 즉 특정 홀을 공격적으로 칠 것인지, 방어적으로 칠 것인지에 대한 선택입니다.

더블 보기 이상을 할 경우 감점이 있다는 점에서 방어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감점'을 대비해서 특정 홀에서는 반드시 버디 이상을 잡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처럼, 보기로 인한 마이너스 점수보다 버디를 했을 때 얻는 플러스 점수가 더 크기 때문에 선수들이 버디를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과 샷을 하게 되면서, 더 재미있는 경기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다른 플레이에도 도전해 보세요.

앞선 말씀드린 대로 골프에는 다양한 게임이 존재합니다. 규칙이 약간 생소할 수는 있지만, 늘 같은 형태의 라운드만 했던 골퍼들이라면 분명 다른 즐거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골프는 크게 매치 플레이와 스트로크 플레이지만, 포섬/포볼 혹은 스리볼 매치플레이와 같은 플레이도 있습니다.

사실 그린피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팀경기를 하거나, 번갈아 치는 형태의 게임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 가능성도 분명 있을 텐데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골프의 흥미를 배가해 준다는 점에서 가끔은 매치 플레이 정도는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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