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임팩트] "학교 가는 길은 홍수로 무서운 길"‥기후변화에 파괴되는 네팔 주민의 삶
[뉴스데스크]
◀ 앵커 ▶
지난달 헌법재판소는 정부의 부실한 기후 위기 대응은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판결을 내렸죠.
실제로 이미 기후 위기를 직면한 히말라야 네팔 주민들은 힘겨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점점 더 심해지는 폭우에 농사지을 땅이 사라지고 아이들은 학교를 포기하고 있는데요.
생활 터전마저 잃은 네팔 주민들을 김현지 기자가 만났습니다.
◀ 리포트 ▶
"학교 가는 길이 너무 위험해 무서워요. 한밤중에 산사태가 났거든요"
네팔 학생들 사이에서 구전으로 전해지는 노래로 두려움을 달래며 14살 소녀 니샤가 한 시간 넘는 등굣길에 나섭니다.
폭우가 쏟아진 다음날엔 가는 길이 훨씬 힘겹습니다.
[니샤 샤히 (14세) ] "비가 오면 학교 가는 길에 계곡 같은 작은 강들이 많이 생겨요."
불어난 계곡물을 건너고 무너진 도로를 피하며 간신히 도착한 산꼭대기 학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80여 명이 다닙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려면 산길을 걸어와야 하는데요.
우기에는 우산으로도 막기 힘든 폭우가 쏟아져 학생 대부분이 수업을 듣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기엔 채 10명도 수업을 듣지 못합니다.
[니샤 샤히 (14세) ] "학교를 가고 싶은데 비가 오면 산사태가 나니까 갈 수가 없어요. 기후변화 때문이래요."
국토의 80%가 산악·구릉지대인 네팔은 매년 강도를 더해가는 우기에 산사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경제 상황에 복구와 방재작업도 더딥니다.
결국 네팔 아동의 3분의 2는 고등학교 졸업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중퇴합니다.
비만 오면 하류지역은 산을 따라 빠르게 흘러 내려오는 강이 순식간에 불어나 홍수가 발생합니다.
강 근처에 살던 바하두르 씨도 10년 전, 홍수로 아내와 아들을 잃었습니다.
[단 바하두르/홍수 피해 주민] "홍수가 났을 때 저는 산 위로 대피했고 아내는 나무를 잡고 버텼는데 결국 강에 떠내려가 버렸어요."
마을이 모두 강물에 휩쓸리면서 바하두르 씨는 임시거주촌에 10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다닥다닥 붙은 오두막들.
창문은커녕 변변한 문도 없습니다.
지붕을 보면 지푸라기로 얼기설기 만들었고 나무막대에 진흙을 덧대 벽을 만들었습니다.
어른 한 명이 누울 법한 좁은 방엔 쌀통과 옷가지 등이 전부입니다.
임시거주촌에 사는 40가구 대부분 당시 홍수에 농지를 잃어 일용직 등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갑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는 도로망까지 붕괴시키며 식량과 생필품 유통도 마비시키곤 합니다.
재작년에도 이곳 카날리주 주민 80%는 식량부족을 겪은 바 있습니다.
[니라즈 아디카리/세이브더칠드런 네팔] "히말라야 지역에 사는 사람들, 특히 카날리주에 사는 사람들은 기후재난에 취약해 일상으로 돌아오기 힘듭니다."
세계은행은 2010년 17만 명이었던 네팔 홍수 피해 주민수가 2030년엔 35만 명 이상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할 걸로 예상했습니다.
아시아개발은행도 기후 변화로 네팔이 2050년까지 매년 GDP의 2.2% 손실을 입을 걸로 예측했습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취재·편집: 이종혁 최대환 / 취재협조: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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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편집: 이종혁 최대환
김현지 기자(local@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030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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