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급상승! 프랑스의 복불복 부동산 매매 "노인에게 연금 주고 숨 거두면 내 집"
'고령화, 연금 개혁..' 프랑스, 지난해 비아제 부동산 거래 급성장
노인에게 부동산 매매하고 연금 지급하며, 사망 시 부동산 취득 제도.. 100세 시대 투자 유리할까?
침체된 부동산 시장 이야기는 비단 한국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프랑스에서도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기로 특정 짓고 있다.
그렇지만, 부동산 거래 유형 중 현재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비아제'(Viager)다.
비아제 제도는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부동산 취득 제도다. 한국어로 풀이하면 종신 연금식 주택매매이다. 즉, 정기적인 연금을 지급하는 대가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연금은 월별, 분기별 또는 연간으로 지급할 수 있다.
연금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부동산 매매 증서 서명시 매입자가 매도자에게 지불하는 일시금이 다른 하나는 매도자가 사망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지불하는 종신 연금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현재 부동산을 매입할만한 자금이 부족하거나 소득액이 적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은행융자 한도가 낮은 경우, 비아제 방식으로 큰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비아제는 다시 두 유형으로 나뉜다. 거주형 비아제와 자유형 비아제다. 거주형 비아제는 판매자가 부동산을 구매자에게 양도하지만 그 부동산을 사용하고 거주할 수 있는 권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판매자는 자신이 사망할 때까지 해당 부동산을 계속 점유할 수 있다.
자유형 비아제는 판매자 사망을 기다릴 필요 없이 매매증서 서명과 동시에 부동산이 구매자에게 양도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비아제가 부동산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주는 이점은 무엇일까?
종신 연금으로 부동산을 판매한 사람은 판매 증서에 서명한 시점부터 종신 연금을 받게 된다. 여기에 세금 혜택이 가장 크다. 집 소유주가 아니기 때문에 주택보유세도 없고, 매매 시 받는 일시금에 대해서는 면세이며, 종신 연금에 대해서도 소득세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구매자에게는 대출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에 걸쳐 지불금을 분산할 수 있지만 은행에 지불하는 '이자'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판매자의 사망일이라는 우발적 상황에 따라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서 판매자가 장수하는 경우 취득 시기는 늦어지는 위험이 있다.
프랑스에 불어닥친 부동산 침체기에서도 이 비아제만큼은 성장이 뚜렷하다. 지난해 비아제 거래량은 2022년 대비 전국적으로 5% 상승했다. 1년 사이 부동산 거래량이 25% 가까이 감소한 것에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비아제는 지난해 총 6천 건의 거래가 있었다. 규모는 8억 유로에 달한다. 약 1조 1천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중 65세 이상 가구가 전체 66%를 차지했으며, 판매자 평균 연령은 73.9세다. 전체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다. 평균 구매가는 462,572유로로 나타났다. 우리 돈으로 약 6억 7천 만 원에 거래된 것이다.
프랑스 매체 '악튜 파리'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 영향 외에도 2023년 대출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비아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프랑스 전역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연금 개혁으로 국민들이 연금과 연계된 추가 소득을 눈여겨보도록 유도하게 된 점도 상승세 원인으로 꼽혔다.
고령화 사회와 연금 고갈에 돌입하게 된 대한민국 사회. 비아제 도입이 신선한 경제 효과가 될 수 있을까?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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