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칼로레아, 공교육 대안 될까

국제 바칼로레아(IB)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지만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학 입시라는 국내 교육에서 가장 큰 해결과제가 남아 있어서다. 관련기사 3면

IB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말한다. 일부 국제학교 등에서 활용되던 교육 프로그램을 시 교육청이 지난 2018년 도입,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올해까지 전국 11개 시·도 교육청에서 300여 개 이상의 학교가 IB프로그램을 연구하거나 실현하고 있다.

대입에서도 성과를 거두면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대구 공교육 최초로 IB DP(디플로마프로그램)를 이수한 경북대사범대학부설고 학생들이 2024학년도 대입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효과가 어느 정도 검증됐다. IB과정을 이수한 학생 30명 전원이 전체 디플로마(Full Diploma)나 과목별 이수증을 취득했다. 해외 명문대학에 진학이 가능한 38점 이상의 고득점 학생이 5명이며 공립 일반계 고교로서 IB프로그램 도입 후 첫 번째 응시에서 고득점 학생이 다수 나온 것이다. 38점 이상이면 홍콩과학기술대 장학생이나 미국 IVY 리그 진학이 가능한 수준이다.

국내 대학입시 수시모집에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 중복 합격 포함, 22명이 합격했다. 8명이 디지스트 등 연구중심대학에 합격하는 등 대입 경쟁력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보편적인 대입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해결 과제가 적지 않다. 국가가 인정하는 국제공인 교육과정 중 하나인 IB프로그램을 공부하는 학생에게 대학 진학을 위한 여러 경로와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하지 않아도 되는 학생부 종합전형만 지원할 수 있다. 현 국가적 대입 제도의 여건과 환경에서 일본처럼 IB DP 이수자를 위한 특별 전형 등이 운영되고 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시 교육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교육발전특구 실행 계획에 국제인증교육과정 이수자에 대한 대입 특별전형 도입을 천명했다. 앞서 지난해 하태경 전 국회의원이 IB 이수 학생들의 대학 입시 길을 넓히는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 감지되고 있다. 2028학년도 논술형·서술형 수능의 도입 가능성이 국가교육위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등 대입 환경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강은희 교육감은 "고교 단계에서 문제 풀이 시간으로 때우기보다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는 수업과 평가를 위해 IB를 도입했다"며 "멀지 않아 깊이 있는 사고와 상당한 학습력을 갖춘 학생들을 원하는 대학과 대입 제도가 합의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다수의 국내 대학에서 IB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어 향후 대학 진학의 문호도 점차 넓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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