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침체에 수요 가뭄... 시멘트 생산 중단 위기 [벼랑 끝에 선 시멘트 업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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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0만t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000만t대는 시멘트 업계가 손익분기점으로 삼는 기준으로, 붕괴될 시 공장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내 연간 출하량이 4000만t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면서도 "하지만 9월 시멘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급감하면서 당장 올해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5000만t을 하회한 4000만t을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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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t 붕괴는 IMF 이후 처음
이미 2~3곳 공장가동 중단 검토
1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멘트 출하량은 2284만t으로 전년동기 2604만t보다 12.3% 줄었다. 하반기 시멘트 출하량이 상반기보다도 줄어들 경우 올해 연 4000만t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국내 시멘트 생산량은 2021년 5045만t, 2022년 5106만t, 2023년 5112만t으로 매년 5000만t을 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2∼3년 내 연간 출하량이 4000만t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면서도 "하지만 9월 시멘트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급감하면서 당장 올해부터 시멘트 출하량이 5000만t을 하회한 4000만t을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시멘트 출하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은 건설경기가 고꾸라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중단되는 등 악영향을 끼쳐서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각종 건설업 선행지표는 바닥을 기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6월 월간 건설경제동향'에 따르면 상반기 건축허가면적은 전년동기 대비 18.7% 줄었다. 상반기 건설 수주액 역시 8.6% 감소했다. 시멘트 내수의 관건인 민간부문 신규주택 수주도 50.2% 감소했다.
여기에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도 발목을 잡는다. 전기요금은 유연탄과 함께 시멘트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30%)을 차지한다.
업계에 퍼지는 하락세가 예상보다 가파르자 업체들은 우왕좌왕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생산량 조절을 위해 일부 설비 가동중단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 제조설비는 규모가 커 가동을 중단했다가 재가동할 때 수억원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유지비용 감당이 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정부가 시멘트 업체의 질소산화물 배출량 단계적 감축을 골자로 한 법안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나섰다. 시멘트 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한 설비투자에 나섰는데 개정안이 추가되면서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쌍용C&E,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삼표시멘트 등 7개 시멘트사 대표는 "현재의 저감설비를 최대한 고효율·고도화 운용해 달성할 수 있는 규제기준을 우선 적용하고,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의 기술 검증이 완료돼 적용 가능한 시점까지 규제 강화를 유예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시멘트 제조사들은 탄소저감 등 설비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투자금액이 올해 업계 당기순이익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며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 규제 강화 등이 겹치게 되면 고사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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