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고 상처받은 존재들의 이야기가 들리는가 [신리사의 사랑으로 물든 미술]
한국 여성주의 미술 代母 윤석남 작품
유기견 1025마리 보살피는 할머니 사연
경외심과 연민을 담아 6년 넘게 작업
생물학적 ‘여성’ 아닌 ‘모성’으로 마주해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과의 공존 모색
23일 세계 강아지의 날 의미 새겨보길
서로 다른 표정과 몸짓의 1025마리 강아지가 군상을 이룬다. 하나하나 얼굴을 들여다보면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관객을 반기기도 하고, 우수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강아지를 다 불러 모은 듯한 작품. 그리움과 원망, 환희와 슬픔 등 모든 존재가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의 집결체. 윤석남의 ‘1025: 사람과 사람 없이’다.
◆여성들의 역사, 윤석남의 초상

◆윤석남의 ‘여성주의’ 예술에 대하여

◆인간과 동물, 반려인과 비반려인?공존을 위한 시선
3월23일 세계 강아지의 날에 앞서, 윤석남의 작업에 담겨 있는 사랑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반려 인구의 증가와 함께, 여러 매체에서 이를 반영하는 듯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동물이 계속해서 유기되거나 학대받고, 인간을 위한 실험에 동원되는 이야기도 끊임없이 들려온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의 갈등도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들의 근본 원인에는 인간과 인간 아닌 것을 나누고, 나와 다른 존재를 배척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자리한다. 동물애호가들은 그들과 다른 이에게 적대감을 느끼고, 반대로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동물애호가들의 태도를 불편하게 여긴다. 동물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단지 우리 인간들에게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와 각자 이해받지 못한 입장만 있을 뿐이다.
◆가장 지고한 형태의 사랑으로
하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는 태양과도 같은 ‘사랑’ 안에서 갈등은 눈 녹듯 사라진다. 체코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는 가장 지고한 형태의 사랑은 “다른 사람의 고독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타인을 수용하는 것을 넘어, 상대가 온전히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안전하게 머물 수 있도록 지켜주는 ‘돌봄’의 사랑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랑에는 조건도 없고 어떠한 경계도 없다. 따라서 대립이란 있을 수 없다.
진정한 사랑은 태양처럼 끊임없이 빛과 온기를 나누는 것이다. 태양은 상대가 그 빛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를 따지지 않고, 모든 생명을 향해 한결같이 빛을 비춘다. 태양의 마음을 품어보면, 그토록 나를 불편하게 했던 존재도, 이해할 수 없던 이야기들도 자연스레 사라진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품은 애정을 대립하는 존재에게 적용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사건 하나하나를 피상적으로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보려는 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윤석남이 작업을 통해 전하는 그 사랑 말이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존재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서로에게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을 품어보는 것. 우리가 들어보려 하지 않아 몰랐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 길거리를 떠도는 이름 없는 동물을 비롯하여,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에 조금 더 따스한 눈길을 보내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한다.
신리사·전시기획자, 학고재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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