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얼미는 아이폰 ‘다이나믹 아일랜드’ 따라 하는 중

(출처:Realme)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 14 고급형(프로·프로 맥스) 모델부터 ‘다이나믹 아일랜드’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했다.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전면 카메라가 포함된 펀치홀 부위에, 시각적 디자인을 부여한 기능이다. 알람이나 백그라운드 실행 앱 상태가 이곳에 표시되며, 자연스럽게 늘었다 줄어드는 시각적 효과는 덤이다. 

일각에서는 기존 노치 디자인과 큰 차이가 없고, 커다란 펀치홀을 소프트웨어로 가린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다이나믹 아일랜드가 지금껏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발상의 전환이라는 건 부정하기 힘들다. 많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있지만, 펀치홀 부위에 기능성과 디자인 효과를 잘 녹여낸 업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이나믹 아일랜드가 주목받자, 이를 모방하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업체는 오포 산하 서브 브랜드 리얼미(Realme)다. 리얼미는 지난해 ‘리얼미 아일랜드 콘테스트’라는 이벤트를 열고, 스마트폰 펀치홀 활용 방안 아이디어를 취합했다. 사실상 다이나믹 아일랜드 구현을 위해 사용자들의 의견을 한 데 모은 것.

(출처:Madhav Sheth)

이제 리얼미가 실제로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모방한 기능을 선보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월 24일(현지시간) IT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마드하브 세스(Madhav Sheth) 리얼미 부사장이 본인 트위터에서 리얼미판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리얼미의 다이나믹 아일랜드 명칭은 ‘미니 캡슐(MiniCapsule)’이며, 아이폰 다이나믹 아일랜드와 비슷하게 작동한다.

단 세스 부사장의 게시글은 리얼미 계획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스 부사장은 아무 설명도 없이 곧바로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그가 공유한 자료는 여전히 남아있다. 팁스터(정보유출가)들이 삭제한 자료를 복원한 뒤 배포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3D 렌더링으로 유명한 온리크스(Onleaks)가 삭제된 자료를 복원했고, 이는 스마트프릭스(Smartprix) 등 외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리얼미 미니 캡슐은 애플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비슷하게 모방했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부족하자, 펀치홀 부위가 좌우로 길게 늘어나면서 ‘배터리 부족 알람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어 스마트폰에 충전기를 꽂자, 충전이 시작됐다는 알람으로 바뀌었다. 아이폰 다이나믹 아일랜드처럼 화려한 애니메이션 효과도 눈에 띈다. 

스마트프릭스는 리얼미 미니캡슐이 배터리 충전 정보만 나타내고 있지만, 더 많은 정보를 나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애플 다이나믹 아일랜드와 완전히 비슷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얼마나 벤치마킹했는지는 새로운 모델 출시 이후에 비교할 수 있다. 미니 캡슐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은 보급형 모델인 C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도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모방한 기능을 새로운 스마트폰에 탑재할 전망이다. 화웨이 소식을 주로 전하는 외신 화웨이센트럴(HuaweiCentral)은 화웨이가 노바 11 시리즈에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닮은 기능을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 노바 시리즈는 보급형이나, 올해 시리즈는 비교적 고사양으로 출시된다. 

앞서 화웨이센트럴은 애플의 다이나믹 아일랜드가 지난 2018년 출시된 화웨이 아너 뷰20(Honor View20)의 기능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화웨이 아너 뷰20은 전면 좌측 상단에 한 개의 펀치홀 지니고 있는데, 통화나 셀프카메라 촬영 중 이곳에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애플 다이나믹 아일랜드와 형태도 다르고, 기능도 다양하지 않다. 

(출처:Apple)

샤오미 스마트폰에서는 다이나믹 아일랜드풍 테마를 사용할 수 있다. 샤오미가 직접 개발하진 않았지만, 샤오미 테마 스토어를 통해 적용할 수 있다. 테마 명칭은 ‘그럼피 UI(Grumpy UI)’인데, 다이나믹 아일랜드뿐만 아니라, 아이폰 제어센터를 거의 그대로 따라 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지원한다. 

애플의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분명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한 번쯤 눈여겨볼 만한 신선한 기능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쟁사의 독특한 기능을 비슷하게 구현하는 게 옳은 일일까. 그동안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서로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왔지만, 과도한 모방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