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도 Z세대도 "트럼프"…흔들리는 해리스, 반전카드 3가지
[편집자주]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선 투표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흐름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의 다음 4년이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어떨지 짚어본다.
만 78세 고령에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은 트럼프에게로 선거 막바지에 표심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지난 9월10일(현지시간) ABC 주최 TV토론 이후 대세론이 일었던 해리스의 지지세가 약해지는 건 왜일까. 해리스가 짧게 남은 시간 다시 판세를 뒤집고 승리할 수 있을까.
이들 매체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WSJ), 포브스, CNBC 등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가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대선 승패와 직결되는 경합주 7곳(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네바다)에서 팽팽했던 힘의 균형이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노련한 트럼프가 경제·외교·안보 등 전반에서 해리스보다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 집권당인 민주당이 미국 경제를 망가뜨렸다는 인식이 강해 '억만장자 사업가' 트럼프 쪽으로 세가 기울었다는 평가다. 또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해결 못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문제를 훨씬 노련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2016년부터 3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과 각종 사법리스크 등 이슈가 워낙 많이 노출돼 유권자들이 무감각해진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존 규범을 무시하는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 지지자들은 그를 평범한 사람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의 거짓말이나 위법 행위보다 월세와 물가 등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밖에 팁으로 얻은 수입에 대한 세금 면제(네바다), 내연기관차 제조공장 일자리 보장(미시간) 등 경합주 맞춤형 틈새 공약도 표심을 흔드는 데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강조돼 온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로 보수화가 가속화하며 트럼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일각의 견해도 있다.
4년간 부통령으로서 성과나 존재감이 약했던 해리스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대선 종반전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바이든의 뒤를 이어 7월 중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판하면서 자신의 색을 드러낼 핵심 공약이나 정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꼬리표도 떼지 못했다. 미국 SNS 분석회사인 '임팩트 소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7대 경합주 유권자들의 해리스 관련 게시물 중에는 "4년간 왜 국경정책을 포기했나", "해리스팀이 망친 경제를 해리스가 되살릴 수 있나", "해리스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등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다만 최근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미미한 데다 변수가 많아 최종 승부는 예단하기 어렵다. '샤이 트럼프', '히든 해리스' 등 여론조사의 부정확성도 감안해야 한다. 해리스가 남은 기간 판세를 다시 뒤집을 카드로는 △중동전쟁 정리 △흑인·히스패닉·젊은층 유권자의 대결집 △트럼프 진영의 큰 실수 등이 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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