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에 금리인하 압박 이유 따로 있었네...트럼프, 취임 후 채권 1500억 어치 사들여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 사적이익 추구 비판 확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거액의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위반하고 사적이익을 추구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생생비즈(ChatGPT 생성 이미지)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말 취임한 이후 8월 초까지 투자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채권 거래 횟수는 690건에 달하며 액수도 최소 1억370만 달러(약 145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방정부나 교육청, 공항 당국 등이 발행한 지방채 외에도 미국 기업의 채권도 대거 사들였다. 일례로 퀄컴과 T모바일, 홈디포의 경우 각각 50만 달러(약 6억9900만원) 이상, 메타 채권은 25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이상 구입했다.

64억 달러(약 8조95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바로 다음 날에도 채권 거래를 하는 등 금리인하에 배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국공채와 회사채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반대로 채권 가격은 올라가게 된다.

앞서 공개된 2024년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와 암호화폐 관련 사업과는 별개로 개인 투자 계좌에 수백개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투자 내역이 공개되자 대통령으로서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저버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978년 제정된 연방 윤리법에는 대통령에 대해 '이해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두지 않았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자발적으로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자산을 처분하거나 백지 신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윤리법 제정 이후 이 같은 전통을 따르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이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정책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파월 의장을 상대로 '대규모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까지 공개적으로 0.5%p 금리인하를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 지원사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파월 의장을 향해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하면서 (연준)건물에 25억 달러를 쏟아부었다”며 “그가 (스스로)사임하고 싶다면 아주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백악관에 초청한 자리에서는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한편 파월 의장에 대한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오는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국채시장에서는 9월 0.25%p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며 파월 의장의 잭슨홀 행사 연설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