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19드래프트 반열에 이제 나도!”…9R 이지강의 프로 첫 승, LG가 강해진다 [SS인터뷰]

[스포츠서울 | 광주=황혜정기자] “전설의 2019년 드래프트 반열에 이제 나도!”
LG트윈스의 2019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는 대성공작으로 손꼽힌다. 1차 이정용을 시작으로 이상영(2차 1라운드), 정우영(2차 2라운드), 문보경(2차 3라운드)이 1군에서 활약했고, 이 해에 선발된 11명이 모두 1군에 올라왔기에 더 그렇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틈틈이 1군 문을 두드리던 우완 이지강(2차 9라운드)이 지난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전에서 프로 통산 첫 승을 거두며 이 반열에 오르게 됐다.
어부지리로 얻은 첫 승이 아니다.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스스로 일궈낸 뿌듯한 ‘1승’이었다. 2019년 데뷔 후 5년 차에 얻어낸 통산 1승에 이지강(24)은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첫 승’ 기념구를 두 손에 꼭 쥐고 인터뷰에 임했다.
이지강은 “아직도 안 믿긴다. 그저 너무 뿌듯하다. 1승도 못 하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프로에 와서 1승을 기록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고 뜻깊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묘하게 컨디션이 좋았다고 한다. 이지강은 “지난해 10월 광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나름 잘 던졌다. 그때 생각이 나면서 ‘어 오늘 느낌 괜찮네’ 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지난해에도 5이닝을 잘 던졌으니 오늘도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올라간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지강은 이날 총 72구를 던졌는데, 속구(43구), 체인지업(19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6구), 커브(4구)를 섞어 KIA 타선을 상대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였다.
이지강은 1회말 2사에서 나성범과 최형우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으나 김선빈을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2회를 삼자범퇴로 물리친 이지강은 3회말 2사에서 김도영에 볼넷, 나성범에 우전안타를 내주고 2사 1,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최형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무실점을 이어갔다.
4회도 삼자범퇴 처리한 이지강은 5회말 2사에서 최원준에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도영을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임무를 마쳤다. 사사구는 단 1개에 불과했고, 전반적으로 제구가 안정적이었다.
이지강은 “1회부터 위기가 있었지만, 정타로 맞은 안타는 없고 다 빗맞은 안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내 공이 좋으니 굽히고 들어갈 게 뭐가 있냐’ 싶었다. 그래서 바로바로 승부에 들어갔다”며 자신있게 투구한 배경을 밝혔다.

이지강의 입단 동기들은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신인왕을 차지한 정우영,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된 문보경, 올해 선발로 전환해 팀 내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정용 등이 있다. 모두 상위 라운더들이다.
그러나 이지강은 11명 중 9등인 9라운드로 LG에 입단했다. 주목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데뷔 5년 차에 거둔 1승. 이지강은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나는 1군에 늦게 올라온 편이다(이지강은 지난해 첫 1군에 등판했다), 나도 빨리 동기들과 같이 1군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 ‘전설의 2019년 드래프트’ 반열에 나도 이름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 그래서 오늘 첫 승을 해서 정말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14일 ‘2024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110명의 선수가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지강처럼 하위라운더 선수들도 있다. 이지강은 “내가 항상 들었던 말은 ‘들어올 때 순서는 있지만, 1군 경기에 나서는데 순서는 없다’는 것이다. 그 말을 항상 마음속에 새겼다. 지난 시간들 동안 군대도 다녀오고 힘들었던 건 맞다. 내가 하위라운더인데 아무것도 못 보여주고 군대를 가니 이렇게 가는게 맞나도 싶었다”며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던 지난 시간들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지강은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자기를 깎아 먹는 생각’인 것 같더라. 9라운드든, 11라운드든 상관없이 프로팀에 들어가서 팀이 잘 융화되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 기회는 온다. 주어진 기회가 올 때 그동안 잘 준비한 사람이 그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하위라운더에서 출발해 1군에서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나. 이번에 하위라운드에서 지명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야구를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나도 하위라운드 친구들을 매번 유심히 보기도 한다”며 의젓한 선배다운 조언을 남겼다.
LG의 ‘전설의 2019년 드래프트’ 반열에 이지강이 이름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이렇게 LG가 또 한 번 강해지고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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