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 불 때, 환절기 면역력 관리

계절이 바뀌면서 부쩍 감기와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는 큰 일교차로 인해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쉽게 피로해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돼 외부의 세균이 체내로 쉽게 침투하기 때문이다. 면역력 저하는 유아 층과 노령 층은 물론, 에너지 소비가 큰 젊은 층에게도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감기와 비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 피부 가려움증, 장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에는 각종 합병증 등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이맘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 관리법
환절기에 대비해 미리 면역력 관리에 힘쓰면 각종 환절기 질병으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몸이 약해지면 대부분 보약이나 비타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 건강 보조식품부터 찾기 마련. 하지만, 돈을 들이지 않고도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휴식이다. 30분 이상 살짝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3일 이상 운동을 하면 면역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하루 7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잠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물론, 다가올 하루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를 축적해 준다.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3시까지 깊은 잠을 자야 면역력을 강화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된다. 아이들의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도 원활해지는 시간이다.
​손을 제대로 씻는 것만으로도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실제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 외출 후 귀가했을 때는 기본, 음식물을 먹기 전, 애완동물을 만지거나 재채기를 한 후 틈틈이 손 씻는 습관을 들이자. 손을 씻을 때는 비누를 사용해 손가락 사이와 손톱 밑, 손목까지 꼼꼼하게 20초 이상 씻는 것이 좋다.​​ 이미 발열이나 기침, 콧물, 인후통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되도록 눈, 코, 입을 만지지 말자.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요즘은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환절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신체가 급격한 기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결국 스트레스를 받아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면서 몸의 대사 속도가 떨어진다. 대사 속도가 느려지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실제 우리 몸의 적정 체온인 36.5~37도에선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들이 가장 활발히 움직여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해 각종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줄 수 있다.​ 외출할 때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고 온도 변화에 따라 한 겹씩 입거나 벗는다면 자율신경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 두꺼운 옷을 입었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다. 기온이 높은 낮에는 땀이 나기 쉽고 이 땀이 식으면서 결국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 또한 모자, 스카프, 마스크, 양말 등으로 노출된 신체 부위의 열 손실을 최소화시키자. ​실내는 온도 18~22도, 습도는 50~55%로 유지하면 된다.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면역력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하루에 1.5~2리터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점막이 건조하면 바이러스의 침입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따뜻한 온도의 물은 몸에 들어온 차가운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맹물을 계속해서 마시기 힘들다면 생강차, 모과차, 홍차 등 따뜻한 성질이 있는 차로 효과를 높여 보자. 모과차는 기관지에 좋고, 홍차와 생강은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먹는 것도 중요하다.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일할 수 있도록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적정량을 꾸준히 섭취해 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계절에 필요한 영양분이 가득한 제철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 ​배는 환절기 기관지 질환에 도움을 주는 대표 과일로 감기 예방에 좋으며, 배변과 이뇨작용을 돕는다. 석류 역시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으며 토마토와 함께 섭취할 경우 비타민A를 보충할 수 있다.​

내 몸의 비상사태, 면역력 저하 신호
환절기에 쉽게 겪는 면역력 저하 신호를 알아두면 빠른 대처에 도움이 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감기. 감기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몸에 쉽게 침투한다. 미열과 콧물,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자주 나타나거나 이와 같은 증상이 수 일간 지속된다면 면역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면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위장으로 침투한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기능 역시 저하된다. 또한 장내 유해균이 많아지면서 내부 염증을 유발하기 쉬워 배탈이 잦아질 수 있다. 음식을 먹은 후 복통이 있거나 설사를 한다면 면역력 저하를 의심해봐야 한다.
마찬가지로 피부와 입 등에도 염증질환이 발생하기 쉬운데, 헤르페스성 구내염이 대표적이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헤르페스바이러스 보유자에게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한다. 입술을 비롯해 입 주변, 잇몸 등에 물집이 생기고 통증이 심한 게 특징이다. 혀에 작은 궤양이나 미각을 담당하는 설유두가 염증으로 튀어나오는 증상인 혓바늘도 생기기 쉬우며, 스칠 때마다 바늘로 콕콕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진다. 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세균이 피부 아래 조직에 침투하면 봉와직염이 생기기도 한다. 봉와직염은 주로 다리나 발에 나타나는데, 피부가 빨개지고 눌렀을 때 통증이 발생한다. 여성은 질염에도 쉽게 노출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질 내 유익균이 감소하고 곰팡이나 트리코모나스 같은 유해균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심하면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어렸을 때 몸에 침투해 숨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발진과 물집, 근육통 등을 일으킨다. 만약 피부 발진이 띠 모양으로 그룹을 지어 나타나면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은 신체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으며 발병 초기의 붉은 두드러기나 물집은 3~7일 동안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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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에 관한 궁금증

면역력은 유전적 요인이 크다 (X)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면역학과 연구팀이 201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면역력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인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연구팀은 일란성·이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유전적으로 유사한 면역체계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들도 나이와 노출된 환경에 따라 면역체계가 다르게 발전됐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의 면역력이 더 높다 (O)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들은 엄마의 질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엄마의 질 속에는 락토바실리와 같은 체내 유익균이 존재해 제왕절개를 한 아이들보다 더 높은 면역력을 가질 확률이 높다.

다이어트를 하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O)
평소보다 적은 음식물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떨어뜨리게 되면서 면역력을 떨어트린다. 또한 균형 잡히지 않은 영양소로 인해 면역력 자체도 더 떨어지게 된다.

주사 치료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X)
아직까지 치료를 통해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면역력은 균형 잡힌 식단과 운동, 수면, 스트레스 조절 등을 통해 높일 수 있으며 면역력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