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보급된 이끼액자 사업…수상한 독점 계약
[KBS 전주] [앵커]
최근 전북 지역 일선 학교에서 공기정화 기능 등을 이유로 수천만 원대 이끼액자를 설치하는 사업이 진행 중인데요.
그런데 계약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짜맞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유진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고등학교.
이 학교는 올해 초 교육청 예산을 지원받아 공기정화 기능과 미관 개선 효과를 내세운 이끼액자 설치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A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건물을 새로 지어서 인테리어가 필요했고, 그래서 (이끼액자 사업) 신청하게 됐죠."]
그런데 계약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이 사업에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습니다.
사업비는 5천만 원 규모, 여성이 대표인 기업만 참여 가능한 조건이었지만, 실제 사업을 따낸 업체를 제외한 경쟁 업체 대표들은 대부분 남성이었습니다.
여성이나 장애인·사회적 기업 등에 한해 5천만 원 이하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규정을 이용한 건데, 애초 계약 자체가 불가능한 업체들의 견적서를 받은 셈입니다.
일부 업체는 아예 실체가 확인되지 않거나, 견적서상 업종과 다른 영업을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주변 상인/음성변조 : "꽤 오래된 거로 알고 있는데요, 2023년도 그쯤…. 2023년 정도에 나가신 거로 알고 있어요."]
비슷한 사례는 다른 학교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견적서를 낸 업체 대표들은 모두 남성이었고, 음식점 등 전혀 다른 업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음식점 주인/음성변조 : "제가 (장사한 지) 7년 된 거 같은데요. 꽃집이었던 적이 없어요. 다 술집이고, 곱창집이고 그랬어요."]
견적 금액도 석연치 않습니다.
통상 공공사업은 발주 기관이 제시한 사업비 범위 안에서 견적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선정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 모두 사업비를 초과한 계약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학교 측은 설치 업체를 통해 다른 업체 견적서를 받았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B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거기(업체)가 와서 치수를 재서 그 크기를 가지고 저희가 (견적을) 요청한 건데…. 그쪽을(업체) 통해서 (모든 견적을) 받긴 했어요."]
전북교육청은 지난해와 올해 도내 학교 4곳에 이끼액자 설치 사업 예산으로 수천만 원씩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과정 곳곳에서 허술한 계약 절차와 특정 업체 밀어주기 정황이 드러나면서 특혜성 계약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유진휘 기자 (yu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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