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홈시스 ‘구본학 표’ 1조 클럽 입성 전략은?

쿠쿠홈시스가 이달 6월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사진=쿠쿠홈시스)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낸 쿠쿠홈시스가 1조 클럽 입성 재도전을 위해 해외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법인 성장이 정체되자, 미주 지역 공략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오너가 2세인 구본학 대표는 말레이시아에서 성과를 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제2의 말레이시아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쿠홈시스는 올해 상반기 7개 해외 법인에서 매출 1674억원, 순이익 200억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2.28%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4.26% 감소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 2010년 쿠쿠전자의 렌탈 사업 부문으로 시작됐다. 쿠쿠전자는 렌탈 사업 규모가 커지자 2017년 인적분할로 쿠쿠홈시스를 설립했고, 밥솥을 판매하는 가전 사업부문을 물적분할(쿠쿠전자)한 뒤 사명을 쿠쿠홀딩스로 변경했다.

쿠쿠홈시스는 국내 렌탈 기업 중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해외 매출 기준으로는 코웨이를 이어 2위다. 쿠쿠홈시스의 해외 매출은 창업주 구자신 회장의 장남인 구 대표의 주도로 확대됐다. 이후 쿠쿠홈시스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주요 생활가전 품목 판매·렌탈 사업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매출 9830억원을 달성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효자’ 말레이시아 성장 정체…대책은?

현재 쿠쿠홈시스 해외 매출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구 대표의 주도로 렌탈 사업의 격전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에 지난 2014년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소비자가 기간별 렌탈 비용을 선택할 수 있는 ‘굿플랜(GOOOD Plan)’ 프로그램 등 현지 사정에 맞춘 차별화 전략이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내 렌탈 업체들의 경쟁이 가속화되며 쿠쿠홈시스 또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쿠쿠홈시스의 말레이시아 법인 매출은 상반기 기준으로 2020년 1477억원, 2021년 1503억원, 지난해 1490억원, 올해 1495억원을 내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쿠쿠홈시스가 수억원을 호가하는 경품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실제 해당 법인의 순이익은 2020년 251억원에서 올해 205억원으로 감소했다.

동남아는 자본잠식…미국·호주 공략

또 뒤이어 진출한 동남아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일찍이 성과를 본 구 대표는 2015년 싱가포르, 2018년 인도, 인도네시아에 연이어 법인을 세웠다.

하지만 해당 법인 3곳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이 법인들은 적게는 2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오랜 적자로 자본금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며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에 최근 쿠쿠홈시스는 신시장인 미국과 호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쿠쿠홈시스는 동남아에서 성과가 시원치않자 지난 2019년 미국, 2020년 호주에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지역에서 가전 렌탈에 대한 수요가 높을뿐더러 쿠쿠전자가 일찌감치 쿠쿠 브랜드의 간판 격인 ‘밥솥’을 판매하고 있는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미국과 호주에서도 현지화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집과 거리가 멀다는 주거 특성을 감안해 고객이 직접 필터를 교체하는 등 자가관리가 가능한 기능을 탑재했다. 호주에서도 현지 사정에 맞춘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상반기 실적 ‘먹구름’…”하반기 재도전”

올해 상반기까지는 실적이 악화된 상태다. 쿠쿠홈시스는 올해 2분기 매출 2422억원, 영업이익 3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6.4%씩 감소했다. 올해 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며 쿠쿠홈시스 또한 창문형에어컨, 제습기 신제품을 출시하며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지만, 경기 불황을 타개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쿠쿠홈시스 측은 해외 시장에서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온·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를 병행해 실적을 성장시키겠단 목표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다 보니 매출이 줄어들고 부대 비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건 영업이익률”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률은 16%를 냈고, 전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또 “올해 도입된 IFRS17(새국제회계기준)으로 대손충당금 설정 범위가 넓어지는 등 회계적으로 실적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있었다”며 “시장 상황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낸 만큼 하반기에도 시장 확장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