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싸웠는데…" 93세 6·25참전 학도병의 눈물[영상]

전북CBS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2024. 10. 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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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다니면서 막 폭격하고 총으로 머리를 찍고 아주 잔인합니다. 이런 말 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어찌나 고생했던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안종득(93)씨는 재학 중 철모 하나, 총 하나를 들고 전쟁터로 향했다.

안씨의 첫째 아들 안성은씨는 학도병으로 참전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원칙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부친을 위해 2004년부터 2017년까지 3차례에 걸쳐 보훈처에 참전사실확인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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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당시 학도병 주장 93세 안종득씨 인터뷰
아흔 넘는 나이에도 참전 기억 생생
"개인이 증거 마련할 수 없어…새로운 절차 필요"

"비행기가 다니면서 막 폭격하고 총으로 머리를 찍고 아주 잔인합니다. 이런 말 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어찌나 고생했던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안종득(93)씨는 재학 중 철모 하나, 총 하나를 들고 전쟁터로 향했다.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넘었지만, 그 시절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일제강점기에 학교를 늦게 입학한 탓에 만 18세 장성한 나이에 군에 입대했기 때문이다.

안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도병들은 어디 주둔할 데가 없으니까 학교 빈자리를 많이 주둔한다"며 "거기서 훈련받고 대기하고 있다가 산에서 어디 가서 싸우라는 연락이 오면 가서 싸웠다"고 전시 상황을 떠올렸다.

안종득씨. 만18세에 6·25전쟁 학도병으로 참전했지만 증거(증인)가 부족해 인정받지 못했다.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안씨는 만 18세 (정읍 신태인중학교 3학년)에 전주 중앙초등학교 11사단(화랑사단) 13연대 13중대 학도병으로 자진 입대했다.

그는 국가를 위해 목숨 걸고 전쟁에 나섰지만, 아흔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이니까 군번 만들 새도 없이 1기 학도병 마크만 매달고, 갑자기 싸우라 하면 소대장이 데리고 싸우러 나갔다. 전쟁이 어느 정도 수습이 되니까 귀향하라고 해서 대전으로 내려왔다. 철모랑 총 반납하고 귀향증을 받아서 잘 뒀는데, 찾으니 없다"

국가는 그에게 사진, 학적부 등 참전 사실을 증명할 만한 자료와 보증인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는 전시 상황이었기에 사진이나 일기 등을 남겨둘 여력이 없었다.

또 긴 시간이 지나 학교 대부분이 폐교돼 학적부 등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았고, 간신히 찾은 보증인들도 모두 세상을 떠난 상태였다.
 

안종득 씨의 첫째 아들 안성은 씨. 김현주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안씨의 첫째 아들 안성은씨는 학도병으로 참전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원칙주의 장벽에 가로막혀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부친을 위해 2004년부터 2017년까지 3차례에 걸쳐 보훈처에 참전사실확인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자료 미비로 반송', '비군인(학도병) 참전 확인 미해당' 통보였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보훈처에서 요구하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참전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혼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해야 할 분들이 있다는 건 아픈 현실이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 "증인들도 다 돌아가시고 국가마저도 기록 관리가 되어있지 않은 이 상황에서, 대안으로 당사자를 입회시키고 위원들이 패널 토의를 통해 질문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그런 방법을 택하는 건 어떠냐"며 "국가유공자를 위하겠다고 했던 정부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하고 선정할 수 있는 절차를 개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진은 국방부와 보훈처에 안종득씨와 같이 증거 자료가 부족해 참전 이력이 미인정된 사례가 얼마나 있는지 물었지만, 해당 기관은 "모아둔 자료가 없어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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