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예쁘다" 여성 구두 용어 완전정복!
하나의 구두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구조 아래 다양한 디자인과 재질이 까다롭게 엄선된다. 그리고 이를 나타내기 위해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조금 어려운 이름들이 붙는다. 하지만 구두도 기본을 이해하고 나면 규칙과 정해진 틀이 있다. 또 그 규칙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구두 디자인을 보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일이다. 멀리서 보기엔 복잡해 보이는 여성 구두의 세계. 남성 구두 용어에 이어, 이번에는 여성 구두의 구조와 종류, 디자인을 용어 중심으로 알아보자.
여성 구두 용어 # 1 : 부위별 명칭
까레, 중창, 밑창, 갑보, 굽, 힐커버, 톱리프트
여성 구두의 각 부위를 어떻게 부르는지 아는 것이 바로 여성 구두를 이해하는 시작점이다. 우선 여성 구두는 보편적으로 남성 구두에 비해 ‘굽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니, 굽에 관련된 용어가 특히 발달된 편이다.
우선 구두의 표면을 덮고 있는 가죽을 갑피, 구두 안쪽에서 발을 감싸주는 부위를 내피라 하며 발등을 덮는 앞날개를 뱀프, 바닥을 솔이라 하는 등 일반적인 구두 용어는 남성 구두와 동일하다. 반면 여성 구두에는 끈이 잘 쓰이지 않아, 아일렛(구멍쇠)은 아예 없거나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 구두는 굽이 높아도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발바닥이 닿는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렇게 발바닥이 닿는 구두의 안쪽 부위를 까레(인솔)라고 부른다. 운동화에서 흔히 깔창이라고 부르는 부위가 바로 이곳. 바닥의 안쪽이라는 뜻으로 인솔이라고도 한다.
여성 구두는 이 부위에는 요철을 적용해 발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하거나 쿠션을 넣어 보행 시 발이 받는 충격을 흡수해주기도 한다. 이 까레를 벗기면 나오는 부위를 중창(미드솔)이라고 하며, 걸을 때 길 위에 닿는 가장 바깥쪽 부위을 밑창(아웃솔)이라고 한다.
갑보(heel grip)란 뒷꿈치를 감싸는 부위다. 여성 구두는 남성 구두에 비해 목이 낮고 양말 대신 얇은 스타킹이나 맨발로 신는 경우가 많아, 갑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뒷꿈치가 까지거나 구두가 쉽게 벗겨진다.
갑보 아래로 위치하는 것이 여성 구두의 핵심 부위인 굽(heel)이다. 사실 높은 굽을 가진 구두는 과거 남성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으나, 지금은 여성 구두에만 남아있다. 현대 여성 구두는 이 굽의 높이나 모양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되며, 굽의 구조에 따라 또다시 용어가 구분된다.
굽은 주로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는데, 이때 아무 장식이 되지 않은 흰 플라스틱 상태의 기본 굽을 알굽이라 부른다. 여기에 구두와 같은 소재의 가죽을 입히거나 검은색 또는 메탈 등으로 코팅을 해서 구두에 어울리는 굽으로 만드는 것. 이렇게 플라스틱 상태의 알굽을 감싸는 부위를 힐커버(굽싸개)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톱리프트(뎅까)란 굽을 지탱해주는 끝부분이다. 보통 고무 소재를 사용하여 길 위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고 소음이 나지 않게 하며, 해당 부위가 닳거나 빠질 경우 따로 구매하여 쉽게 교체할 수 있다.
여성 구두 용어 # 2 : 굽 높이별 명칭
하이힐, 킬힐, 로우힐, 플랫
여성 구두는 굽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만큼, 굽 높이에 따라 구두를 부르는 용어가 달라진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7~8cm 이상의 높은 굽을 가진 하이힐. 원래 중세시대 말을 탈 때 발 받침에서 발이 잘 빠지지 않게 고안된 것이나, 현대에는 더 아름다워 보이기 위한 심미적인 용도로 많이 신는다.
다만 굽이 높을수록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려 장기간 신다 보면 티눈이 생기거나 발 모양이 변형될 수 있고, 보행 시 넘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0cm 이상의 높은 하이힐은 따로 지칭해 킬힐이라고도 한다.
평상시 신기 힘든 하이힐을 대신해 굽을 3~6cm 정도로 낮춘 구두를 로우힐이라고 한다. 약간의 키높이 효과와 보행 시 안정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평상시에는 물론 출근할 때나 놀러갈 때도 무난하게 신기 좋은 높이다.
플랫이란 보통 플랫슈즈라고 부르는 여성 구두로 굽은 약 0~3cm 높이다. 발목이 꺾일 위험이 적어 구두를 신고 장시간 걸어야 할 때 주로 신으며, 뛰어다녀도 큰 무리가 없다. 아예 굽이 없어 밑창이 바닥에 붙는 것보다는 약간의 굽이 있어 발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플랫슈즈가 발 건강에 더 좋다고 한다.
여성 구두 용어 # 3 : 형태별 명칭
펌프스, 오픈토, 슬링백, 블로퍼, 로퍼, 플랫폼
기본적인 디자인에 앞코나 발등 모양 등이 조금씩 달라지는 남성 구두에 비해, 여성 구두는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며 계속해서 새로운 형태가 등장하고 있다. 기본적인 구두 형태의 정의부터 다양한 형태별 용어를 소개한다.
펌프스란 끈이나 고리 등 잠금 장치가 없고 발등이 드러나며 앞코가 둥근 형태의 여성 구두다. 16세기 남성용 신발이었던 퐁프(pompes)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보통 굽이 높지 않고 별다른 장식 없이 앞뒤 양옆이 모두 막혀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여성 구두가 이 펌프스 디자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펌프스에서 앞코 부분이 오픈된 것을 오픈토, 뒤꿈치 부분이 오픈된 것을 슬링백이라 부른다. 먼저 오픈토는 체중이 쏠리고 땀이 많이 차는 구두의 앞쪽이 시원하게 오픈된 형태다. 일반 펌프스에 비해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이 들며, 통풍이 잘 돼 여름철에 신기 좋다.
슬링백은 반대로 구두의 뒤쪽이 오픈되어 있는 형태다. 갑보 없이도 구두가 헐떡이지 않도록 뒤꿈치를 잡아주는 스트랩이 이 슬링백 디자인의 특징. 보통 신축성 있는 밴드를 내장하고 있다. 오픈토와 마찬가지로 시원하고 통풍이 잘 돼 캐주얼한 자리나 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슬링백에서 아예 스트랩까지 빠진 형태를 블로퍼(뮬)라고 부른다. 언뜻 생각하면 슬리퍼와 비슷할 것 같지만, 뒤꿈치를 감싸고 있지 않을 뿐 디자인은 일반적인 여성 구두와 다를 바 없다. 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으면서 샌들이나 슬리퍼보다는 격식을 갖춘 느낌이 들어 20~30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블로퍼라는 이름은 뒤축이 없는 백리스 로퍼(Backless Loafer)에서 유래된 것인데, 여기서 로퍼란 남성 구두의 로퍼와 마찬가지로 끈이나 잠금 장치가 없고 굽이 낮은 형태의 구두를 의미한다. 펌프스와 달리 발등의 대부분이 덮여 안정적이며 활동하기가 편해 출근용으로도 많이 신는다.
플랫폼은 굽이 높아질수록 발의 앞부분으로만 체중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두의 앞쪽에도 굽(가보시)을 넣은 형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펌프스 형태에 비해 투박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뒷굽만 있는 구두에 비해 체중이 발의 앞뒤로 골고루 분산되어 높은 굽을 신고도 비교적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이때 뒷굽과 앞굽 높이가 거의 균일하게 이루어진 것을 통굽이라고 한다.
여성 구두 용어 # 4 : 스타일별 명칭
포인트슈즈, 웨딩슈즈, 메리제인, 스틸레토힐, 웨지힐
굽 높이와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여성 구두 용어에 대해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스타일 변화를 중심으로 한 여성 구두 용어를 알아보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여성 구두의 기본형이 되는 펌프스는 별다른 장식이 없으나, 여기에 디자인 요소를 추가하면 부르는 이름이 달라진다.
먼저 기본 펌프스에 포인트 장식을 단 포인트 슈즈다. 리본이나 금장 등이 많이 쓰이고, 명품 구두의 경우 브랜드 로고를 장식해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기도 한다. 간혹 코사지 등 장식을 탈부착할 수 있는 포인트 슈즈도 있는데, 이 경우 장식을 떼어내면 기본 펌프스로도 신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웨딩슈즈에도 탈부착 가능한 장식을 달아 결혼식이 끝난 이후에도 신을 수 있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웨딩슈즈는 신부가 결혼식 날 신는 특별한 구두로, 보통 웨딩드레스를 닮은 순백의 펌프스에 보석이나 비즈를 달아 화려하게 장식한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고급 가죽이나 새틴 소재를 사용하며, 순백색 대신 핑크나 베이지 등 스킨톤을 쓰거나 구두 전체를 반짝이는 소재로 뒤덮기도 한다.
메리제인은 1902년 출판된 만화 <버스터 브라운>의 등장 인물 ‘메리 제인’이 신던 여성 구두 스타일이다. 동그란 앞코와 발등을 가로지르는 스트랩이 메리제인 스타일의 트레이드 마크.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고 굽이 높지 않아 소녀다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며, 흰 양말과 함께 매치하는 경우가 많다.
스틸레토힐이란 높은 킬힐 중에서도 유독 굽이 가늘고 앞코가 뾰족한 여성 구두로, 16~17세기 유행하던 길고 날카로운 단검 스틸레토에서 따온 이름이다. 칼 위에 선 것처럼 위태롭고 고통스럽지만, 그만큼 아찔한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세기 패션계와 영화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만 워낙 걷기 힘들고 위험하다 보니 일상적인 용도보다는 패션쇼나 영화, 파티 등에서 신는 패션 소품으로 많이 쓰인다.
웨지힐이란 2010년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통굽 형태의 여성 구두다. 앞굽과 뒷굽의 높이가 거의 비슷한 통굽과 달리 뒷굽이 더 높아 경사가 있다. 구두 밑창과 굽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일체형 굽을 짚, 코르크 등 우드(wood) 느낌으로 커버한 웨지힐이 크게 유행했다. 높은 굽에 비해 발이 편하고 걸을 때 안정적이라는 플랫폼 슈즈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오픈형 샌들에 가까운 스트랩 웨지힐과 겨울철에 신기 좋은 부츠형 웨지힐 등 스타일도 다양하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정도일 doil@danawa.com
글 / 박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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