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단지 과정일 뿐…미지의 세계서 본 삶의 맨얼굴

조봉권 선임기자 2025. 11. 13. 19: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라헬(본명 정성련·사진) 소설가가 첫 소설집 '랭보의 권유'를 펴냈다.

정 작가는 경남 산청 태생으로 경성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의대 국문학과에서 희곡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고 이 책에 실은 약력을 통해 자신을 소개했다.

그렇다고 수록 작품을 여행이나 여정 자체에 주목하는 소설로 제한해서 볼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랭보의 권유- 정라헬 소설집 /푸른사상 /1만8900원

- 부산출신 작가 첫 소설집 내
- ‘다크 투어’ 등 단편 9편 묶어


정라헬(본명 정성련·사진) 소설가가 첫 소설집 ‘랭보의 권유’를 펴냈다. 정 작가는 경남 산청 태생으로 경성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 문예창작학과에서 소설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의대 국문학과에서 희곡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고 이 책에 실은 약력을 통해 자신을 소개했다. 2013년 단편소설 ‘발재봉틀’로 문학 잡지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작품집 ‘랭보의 권유’에는 단편소설 9편을 실었다. ‘다크 투어’ ‘암명 - 인구부 답감’ ‘로마 병사의 일일’ ‘장한이곡’ ‘다르지 않아요’ ‘랭보의 권유’ ‘하얀 꽃’ ‘발재봉틀’ ‘홍합 수염’이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수록 작품 속에서는 대체로 등장인물들이 여행 중이거나 어딘가로 떠난다. ‘다크 투어’에서 탁안타 씨 가족 세 사람은 여수엑스포 현장에 갔다가 여순 사건이라는 역사에 맞닥뜨린다. ‘암명 - 인구부 답감’에서 인구부는 여순 사건 때 벌어진 인구부 전투를 가리키며, 답감은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조사함’이라는 뜻이다.


‘로마 병사의 일일’에서는 바닷가에서 거행하는 무속 행사 현장이 중요하다. ‘장한이곡’ ‘랭보의 권유’는 중앙아시아에서 펼쳐지는 여행을 매개로 등장인물의 과거와 현재, 열망과 실패, 꿈과 한계, 다시 말해 ‘우리 삶의 진실’을 다양한 색깔과 리듬으로 보여줘 선명한 인상을 남긴다. ‘하얀 꽃’은 야크와 늑대가 공존하는 설산, 청나라 말기 궁중, 그 시기 영국이 공간 배경으로 나온다. 그렇다고 수록 작품을 여행이나 여정 자체에 주목하는 소설로 제한해서 볼 수 없다. 시인 랭보는 전혀 나오지 않는 단편소설인 ‘랭보의 권유’에서 정 작가는 랭보(1854~1891)가 주창한 저명한 시론인 ‘견자(見者) 시론’을 언급한다. 검색하면, 견자 시론은 주로 ‘보는 자(Seer)의 시론’으로 표현된다. ‘시인은 모든 형태의 사랑 고통 광기 환각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보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풀이도 있는데, 이는 소설집 분위기와 어울린다.

작가 정라헬은 소설 문장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시점 선택과 대화에서 과감히 축약하거나 점프(jump)한다. 그래서 전개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여행·여정 그 자체가 중심이 아니다. 주인공 개인이 처한 그 자신만의 곤경 그리고 삶의 맨얼굴을 작가만의 방식으로 들려준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