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부터 맞선까지…"영리치 모시기" 인생설계 나선 은행들

이병권 기자 2024. 9. 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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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대학 진학부터 결혼 상대인 '반쪽 찾기'까지, '돈 관리'하던 은행이 이제는 '인생 설계'를 해준다.

개인 고객을 위한 문화 행사뿐만 아니라 경영 교육이나 맞선 등으로 대를 잇는 고액자산가(家)도 노린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객 개인보다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가 대세"라며 "특히 고객 자녀들이나 젊은 자산가인 '영리치'를 위한 서비스로 미래 고객까지 내다보기 위한 서비스가 흥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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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대학 진학부터 결혼 상대인 '반쪽 찾기'까지, '돈 관리'하던 은행이 이제는 '인생 설계'를 해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녀의 대학 진학부터 결혼 상대인 '반쪽 찾기'까지, '돈 관리'하던 은행이 이제는 '인생 설계'를 해준다. 개인 고객을 위한 문화 행사뿐만 아니라 경영 교육이나 맞선 등으로 대를 잇는 고액자산가(家)도 노린다. 비이자이익을 확보할 기회기도 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대형은행들은 WM(Weath Management·자산관리)사업을 비금융 분야로 확장하는 중이다. 자산가 고객이나 자녀를 대상으로 사교 모임·강연·입시 상담·교양 수업 등을 제공한다. 미래 고객인 '영리치'들을 위해 '생애 설계'를 돕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맞선'이다. 하나은행은 고액자산가 대상으로 '자녀 만남' 프로그램을 20년째 운영 중이다. 일대일뿐만 아니라 연 1회 10명 정도를 초대해 단체 맞선도 주선한다. 그간 60쌍이 맺어졌고 성사되지 않더라도 투자 공부 등 취미 공유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우리은행은 이달 가연결혼정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브랜드인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한 고객의 성향·이성상 등을 기반으로 전담매니저와 AI(인공지능) 추천을 활용해 결혼을 전제로 1년간 만남의 기회를 제공한다.

은행권이 이처럼 WM 사업을 비금융 분야까지 확장하는 건 비이자이익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등으로 투자상품 판매가 어려워진 시점에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는 수수료를 벌어들일 주요 방안이다.

신한은행 '넥스트 리더스 프로그램' 경영 전략 초청 강연 모습 /사진제공=신한은행


미래 고객인 '영리치'를 대상으로 '록인(Lock-In)' 효과도 노린다. 대학 입시 설명회를 열거나 경영 승계 교육을 하는 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4월부터 WM 우수 고객이나 자녀 등을 대상으로 '넥스트 리더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1984년 이후 출생자에게 경영 전략·승계·세무·리더십 등 경영 전반과 관련한 강연을 연다.

원래부터 제공하던 문화·스포츠 행사는 고객간 접점을 더 강화했다. KB국민은행은 계열사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음악 콘서트·골프·쿠킹 클래스 등을 제공한다. 특히 골프 행사 선호도가 높다보니 지난해에는 후원 선수를 초청해 골프 콘서트를 열고 골프데이를 마련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와인 클래스 등을 열었고 회원들이 자발적 모임을 추진할 정도다.

최근에는 '아트(미술품) 시장'에 힘을 준다. 미술품 재테크뿐만 아니라 증여·상속 때의 가치 산정이 중요해져서 전시회 등을 통해 공부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투자 시장에서도 미술품 조각 투자를 통한 '아트테크'가 흥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고객 약 1000여명을 모아 '하나아트클럽'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아트 전시회에서 도슨트를 진행한다. 미술품 매입·매각 자문과 미술품 보관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민은행도 자산관리 특화점 '골드 앤 와이즈' 고객을 대상으로 미술사학자 전문가를 초청해 예술 관련 지식과 체험 기회를 주는 PB센터 전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객 개인보다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가 대세"라며 "특히 고객 자녀들이나 젊은 자산가인 '영리치'를 위한 서비스로 미래 고객까지 내다보기 위한 서비스가 흥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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