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차 가격이 7000만 원에 육박했던 수입 대형 세단이 3000만 원대 중고차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산 준대형 세단 신차보다 낮은 가격에 5m가 넘는 차체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주인공은 2023년형 볼보 S90 B5 얼티메이트 브라이트다. 주행거리 4만6693km인 한 매물이 3690만 원에 등장했는데, 이는 현대차 더 뉴 그랜저 2.5 가솔린 기본 가격 4245만 원보다 555만 원 낮은 수준이다.
다만 3690만 원은 특정 중고 매물의 가격인 만큼 S90 전체 시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실제 구매에서는 차량 상태와 보증 기간, 수리 이력에 따라 체감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7000만 원 육박하던 차가 3690만 원

해당 S90은 신차 출고 당시와 비교하면 가격이 약 46.1% 낮아진 수준이다. 3년 안팎의 시간이 흐르면서 신차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랜저와의 가격 역전이다. 더 뉴 그랜저 2.5 가솔린 기본 가격이 4245만 원인 데 비해 해당 S90 매물은 이보다 555만 원 저렴하다.
다른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도 비슷한 연식의 S90이 3000만 원대 중후반에 등장하고 있다. 다만 주행거리와 사고 여부, 옵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커 매물별 비교가 필요하다.
길이 5m 넘는다…뒷좌석부터 다르다

S90의 강점은 가격만이 아니다. 전장은 약 5090mm, 휠베이스는 3060mm에 달해 도로 위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형 세단이다.
긴 휠베이스는 특히 뒷좌석 공간에서 장점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고급 시트와 다양한 편의장비가 더해지면서 패밀리 세단이나 장거리 이동이 많은 운전자에게도 매력적인 구성을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250마력급 가솔린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다만 외부 충전이나 본격적인 전기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는 방식이 다르다.
싸게 샀다가 수리비에서 놀랄 수도 있다

3690만 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계약하기에는 확인해야 할 부분도 적지 않다. 4만km대 차량이라면 타이어와 브레이크 패드, 12V 배터리 등 주요 소모품의 교체 시기가 가까워졌을 가능성이 있다.
48V 배터리와 냉각 계통을 비롯한 주요 부품의 정비 이력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사고·침수·전손 여부뿐 아니라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어떤 정비를 받았는지까지 살펴보면 예상하지 못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입 중고차는 구입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부품값과 정비 비용까지 함께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 구매비용만큼 향후 유지비까지 계산해야 하는 이유다.
결국 3690만 원만 준비하면 되는 건 아니다

가격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비용도 있다. 취등록세와 딜러 수수료, 연장 보증 상품이나 차량 인수 직후 필요한 소모품 교체비를 더하면 실제 지출액은 3690만 원보다 커진다.
반대로 그랜저 신차는 제조사 보증과 전국적인 정비망이라는 장점이 있다. S90 중고는 같은 예산에서 수입 프리미엄 세단의 공간과 상품성을 누릴 수 있지만 관리 부담까지 함께 떠안아야 한다.
결국 그랜저와 S90 사이에서 고민한다면 단순히 4245만 원과 3690만 원만 비교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7000만 원에 육박했던 대형 세단이 3000만 원대로 내려왔다는 사실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싸게 사는 것과 싸게 타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