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나비효과]① 스튜디오 슬램, '서바이벌 프로그램 명가' 입지 굳힌다

흑백요리사 포스터/사진=스튜디오 슬램

넷플릭스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흑백요리사 흥행을 통해 스튜디오 슬램이 영상 콘텐츠 제작사로서 입지를 다지고 콘텐트리중앙 등 관계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흑백요리사는 100명의 유명 요리사로 타이틀을 지켜야 하는 '백수저'계급'과 이에 맞서 최강자 자리를 노리는 '흑수저

계급'으로 나뉘어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이다. OTT 콘텐트 통합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공개 직후부터 10월 2주차까지 2주 연속 통합 콘텐츠 랭킹 1위를 달성했다. 예능프로그램이 2주 연속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백요리사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은 2020년 설립된 설립된 SLL중앙(옛 JTBC스튜디오) 산하 레이블이자 외주제작사다. JTBC에서 재직 중이던 PD들이 퇴사 후 설립한 회사로 KBS와 JTBC에서 예능PD를 지낸 윤현준CP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다른 주요 구성원인 마건영, 김학민, 채성욱, 박지예 PD 모두 MBC와 JTBC 등에서 예능PD로서 수 년간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한 주요 프로그램/사진=스튜디오 슬램 홈페이지

스튜디오 슬램은 SLL중앙이 23.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취득원가는 28억2000만원이며 장부가액은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38억원이다. SLL중앙의 모회사는 코스닥 상장사인 콘텐트리중앙이다. 이 때문에 흑백요리사가 공개되기 전인 9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콘텐트리중앙의 주가는 9100원에서 1100원대까지 약 20% 급등했다. 지금은 9800원대로 하락했다.

흑백요리사의 흥행이 주가에 단기적으로 반영됐지만 시장에서는 스튜디오 슬램의 올해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스튜디오 슬램의 매출액은 116억7000만원이었으며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적자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콘텐트리중앙은 스튜디오슬램의 영향으로 5억1600만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흑백요리사가 9월 중순에 공개됐기 때문에 3분기부터 4분기까지의 실적을 통해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SLL중앙이 보유한 스튜디오 슬램의 지분은 23.08%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회사가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보유한 지분율 만큼만 SLL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의 지분법이익에 반영된다. 스튜디오 슬램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더라도 SLL중앙과 콘텐트리중앙에 미칠 영향을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 올해 실적 이상으로 스튜디오 슬램에 걸고 있는 기대는 흑백요리사 이후 방송 콘텐츠 시장에서 차지할 위상이다. 설립 5년차를 맞이한 스튜디오 슬램은 흑백요리사 이전에 크라임씬, 싱어게인 등의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했으며 특히 서바이벌 콘텐츠에 집중하는 제작사로 알려져 있다. 흑백요리사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우수한 인력이 더 많이 유입되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리즈 제작을 맡게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문화콘텐츠 전문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 제작사는 많지만 넷플릭스에서 시즌을 이어 제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며 "만약 흑백요리사가 시즌2를 제작한다면 스튜디오 슬램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투자사들이 스튜디오 슬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