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우승할 수 있었는데…” 2연패 약속한 고우석의 깜짝 포스팅 요청, LG의 왕조 계획 흔들리나
[OSEN=길준영 기자] LG 트윈스 고우석(25)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히면서 LG의 스토브리그가 안갯속에 빠졌다.
고우석은 2017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다소 힘든 시즌을 보냈다. 고우석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9월 개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만전에서 2실점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시즌 성적은 44경기(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LG가 1994년 통합우승 이후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 한국시리즈에서도 고우석은 크게 고전했다. 4경기(4⅓이닝)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LG는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거두며 염원하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고우석은 우승이 결정된 5차전에서 9회를 책임졌다. 염경엽 감독은 끝까지 고우석에게 마무리투수 보직을 맡겼다.
부진을 이겨내고 LG의 우승을 결정지은 고우석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컨디션을 떠나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아무래도 동료들도 그렇고 감독님, 코치님도 똑같이 불안함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불안해하지 않으시고 나에게 계속 그런 임무를 맡겨주신 것 자체가 경기에 나가는 선수 입장에서는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LG 팬이었던 것으로 유명한 고우석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는거였다면 작년에도 할 수 있었을 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든다. 마냥 기뻐야하는데 또 그런 생각만 들지 않는 것을 보니까 아쉬운 순간들이 많이 기억이 나는 것 같다. 내년에도 또 우승을 하고 싶다”라며 당장 우승의 기쁨을 즐기기 보다는 아쉬웠던 순간들을 돌아보고 다음 시즌을 더 기대했다.
내년 LG의 우승을 바랐던 고우석은 지난 15일 메이저리그에서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것이 공식 발표되면서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시즌 전부터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공언했던 이정후(키움)와 달리 고우석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데뷔시즌인 2017년 1군 등록일수 100일을 기록해 한 시즌 기준인 145일에 부족했지만 국가대표로 출전하면서 부족한 일수를 충분히 채워 포스팅이 가능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요청이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확정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분조회 요청 자체는 선수의 의사와 상관없이 메이저리그 구단이 임의로 요청할 수 있다. 다만 고우석은 메이저리그의 신분조회 요청 이후 에이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LG 구단에 전달한 상태다. LG는 아직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용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만약 LG가 허락을 한다고 해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만족스러운 계약을 제안할지도 역시 미지수다.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오지환은 우승 직후 팬들에게 왕조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2차전과 3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던 박동원은 “우리는 너무 강하다. 모든 선수들이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3개 팀에서 세 차례 우승에 성공한 허도환도 “우리는 내년까지 생각하고 있다. 한 번 더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우승을 향한 의지를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만약 정말로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리는 LG의 내년 시즌 구상에는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29년 만의 우승을 넘어서 왕조 건설을 바라는 LG 입장에서 고우석은 꼭 잡아야하는 선수다.
더 큰 무대로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고우석이 이번 겨울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지 많은 팬들의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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