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의 고윤정 배우를 만나다

차분하고 단단한 눈빛, 그러나 입을 떼면 누구보다 솔직하고 수더분한 웃음으로 돌아왔다.
넷플릭스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서 글로벌 톱스타 '차무희'로 분한 배우 고윤정을 만났다. 톱스타와 통역사의 로맨스라는 설렘 가득한 설정 속에서, 그녀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서툰 진심과 또 다른 자아 '도라미'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 층 더 넓혔다. 드라마 속 무희처럼 실제로도 SNS 팔로워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대세'의 정점에 선 그녀와 작품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전 세계적으로 작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감은?
아직 실감은 잘 나지 않는다. 최근 홍보차 자카르타에 다녀왔는데, 김선호 오빠를 향한 엄청난 함성을 들으며 '인도네시아 프린스'의 위엄을 체감했다. 신기한 점은 극 중 차무희처럼 실제 내 팔로워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겹치니 이 작품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두게 된다.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1인 2역 설정과 도라미로 대변되는 B급 성향 캐릭터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으셨는지?
통역사와 톱스타의 만남이라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나 역시 배우이다 보니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상황들이 동화처럼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전에는 보여드리지 않았던 새로운 성격의 캐릭터라 재미있을 것 같다는 설렘이 컸다. 그런데 7부 엔딩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내 역할이 더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웃음) 무희와 도라미가 다 다른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무희가 도라미에게 잠식당한 상황까지 연기하다 보니 1인 3역이 되었다. 그래서 말씀주신 대로 B급 캐릭터 연기로 살리고 싶은 생각도 컸다. 악이라기 보다는 악동같은 순수하고 의도치 않은데 빌런 같은 존재를 귀엽고 유쾌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설정의 변화가 반가운 느낌이 있었다.

-'차무희'와 '도라미',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둘이 한 화면에 나올 때는 기둥에 공을 붙여두고 시선 처리를 하며 연기해야 해서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원 없이 이것저것 시도해 볼 수 있어 즐거운 작업이었다.
-상대역으로 김선호 배우가 출연하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소감은? 참고로 김선호 배우는 상대방이 배우님이어서 좋았다고 한다.
(웃음) 정말 그렇게 이야기 했나? 그러면 나도 좋다고 말하겠다.(웃음) 이 작품 이전부터 선호 오빠의 연기를 좋아했다. 연기의 강약조절을 잘하는 편이고, 코미디에도 재능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오빠는 다양한 연기를 펼칠수 있는 재능있는 연기자다. 게다가 연기 연차가 10년이 넘었는데도 이 작업을 즐기면서 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나도 저렇게 연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작보고회때도 그렇고 메이킹을 보니 두 분이 실제로도 매우 친했다. 어떻게 친해지게 되었나?
사실 내가 느끼기에도 대선배님이신데...(웃음) 오빠가 열려있는 사람이어서 쉽게 친해질수 있었다. 마침 이번 드라마의 메이크업 스타일 팀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 함께 작업한 팀이었는데, 그팀하고 시간 날때마다 SNS 밈, 챌린지 영상 놀이를 했는데, 나중에 오빠가 궁금해 해서 가르쳐 주다가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었다. 나중에는 우리 둘다 이 놀이를 좋아하게 되었고, 오빠가 꽤 트렌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웃음)

-어제 김선호 배우 본인이 이제 MZ세대가 되었다고 하는데...배우님 덕분일까?
네? 그 정도는...(크게 웃음)
-극 중 짧은 순간이었지만 전남친으로 등장하는 노재원 배우와의 호흡이 좋아보였다. 개인적으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의 명은원 캐릭터 다음으로 배우님 연기 인생의 최대 빌런 같았다.(함께 웃음) 함께한 소감은?
(웃음) 개인적으로 현장에서 두번 마주쳤다. 첫 인사때 나한테 "전남친 입니다"라고 인사했다.(웃음) 그리고 11부에 나와 함께 연기했는데, 정말 뻔뻔하게 연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분노 가득한 차무희의 모습을 잘 표현할수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말이 필요없는 연기호흡과 감정의 빌드업을 만들어줘서 다음에 또 만나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 마치 방학 때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특히 로키산맥에서 오로라를 봤을 때는 정말 그림 같았다. 시차 적응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선호 오빠와 서로 눈빛만 봐도 컨디션을 알 정도로 끈끈해졌던 기억이 난다.
-극 중 무희의 '찰진 욕설' 연기가 화제였다. 참고한 모델이 있나?
황정민 선배님의 연기를 정말 많이 참고했다. 무희가 억눌렸던 감정을 내뱉는 장면이라 속 시원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주변에서 생각보다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뿌듯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소화하며 사랑에 대해 새롭게 느낀 점은?
표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무리 마음이 깊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긴다. 결국 사랑도 '통역'이 필요한 소통의 과정이라는 것을 배웠다.
-홍자매 작가와의 두 번째 작업이었다. 그들 대본의 매력은?
특유의 말맛과 비유가 정말 매력적이다. 가끔은 만화 같기도 하고 동화 같기도 한 그 설정들이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참 기발하게 느껴진다. 대사 하나하나에 담긴 함축적인 의미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촬영 종료 후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무희의 세계는 너무 시끌벅적하고 예쁜 세계였다. 촬영을 마치고 그 공간에서 빠져나오니 마치 16부작 드라마를 다 보고 TV를 껐을 때처럼 갑자기 주변이 공허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캐릭터에 깊이 몰입했던 것 같다.

-작품 속에서 무희가 겪는 '톱스타로서의 불안감'에 공감했나?
무희는 오랜 단역 생활 끝에 하루아침에 톱스타가 된 인물이라 늘 모든 걸 잃을까 봐 불안해한다. 나 역시 단기간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되면서 무희가 느끼는 그 막연한 불안함에 깊이 공감했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캐릭터였다.
-배우님은 현장에서 남학생 같다는 말을 많이 들이시는 것으로 알고있다. (함께 웃음) 본인이 생각한 본인은 어떤 성향인지?
나는 내 성격을 잘 모르는데 약간 낯을 더 가리는것 같고 한번 정들면 오래가는것 같다. 작품을 한번 하면 동료들과 금방 친해 지는 성향인데, 확 친해지면 헤어질때 아쉬운 느낌이 있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때 울언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촬영장에 정이 많은것 같다. 표현은 서툴지만 촬영장에서 만큼은 차무희 보다는 주호진 캐릭텅 가까운 감성을 지니고 있다.
-도라미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팀버튼 영화속 캐릭터 같아서 이와 비슷한 배우님의 연기를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홍보하러 온건 아닌데' 코너에서 제임스 카메론, 데이빗 핀처, 쿠엔틴 타란티노 등 거장들의 작품 이야기 하는것을 보고 반가웠다. 혹여나 이 거장의 작품중 하나에 캐스팅 된다 하면 어떤 유명 영화의 캐릭터를 해보고 싶으신가?
개인적으로 길예르모 델토로의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에 캐스팅 되고 싶었다. 그 작품을 정말 좋아해서 그런 성향의 작품에 연기 도전을 해보고 싶다. 극 중 프랑켄슈타인 처럼 말을 더 천천히 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지금 우리 드라마가 통역의 소재여서 말이 어 다르고 아 다르는 소통의 부재였다면 반대로 '프랑켄슈타인' 처럼 말이 없이 동물적으로 리액션으로 연기하는 모습이 배우 입장에서 매우 재미있는 연기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런 파격적인 특수분장에도 도전해 보고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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