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나는 “두리안” 술과 같이 먹으면 큰일납니다… 몸에 독성 만드는 상극 조합

동남아 여행에서 두리안을 먹다 보면 “술은 절대 같이 마시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듣게 됩니다. 단순한 민간 속설이라고 넘기기 쉽지만, 실제로 두리안 속 특정 성분이 술을 분해하는 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리안과 술을 함께 먹으면 우리 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생기는 걸까요?

문제는 술이 아니라 ‘아세트알데히드’입니다

술의 알코올은 몸에 들어오면 먼저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로 바뀌고, 다시 분해돼 몸 밖으로 처리됩니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술을 마신 다음 얼굴이 붉어지고 두통이나 메스꺼움을 느끼는 데 관여하는 독성 물질로, 쉽게 말하면 술을 치우는 과정에서 잠깐 생기는 ‘중간 쓰레기’​와 같습니다.
이 쓰레기를 치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입니다.

그런데 2009년 Food Chemistry에 발표된 실험에서는 두리안 추출물이 ALDH의 활성을 억제했으며, 특정 실험 조건에서는 억제 정도가 최대 약 70%까지 관찰됐습니다. 연구진은 두리안 특유의 냄새를 만드는 황 함유 성분이 이러한 작용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고 “같이 먹으면 죽는다”는 말까지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앞선 결과는 사람이 두리안과 술을 먹고 사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험실 연구입니다.

과거 두리안과 음주 뒤 급성 출혈성 췌장염으로 사망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적은 있지만, 두 음식의 조합 자체가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었다고 확정할 만한 사람 대상 연구는 부족합니다.

“사망 음식궁합”은 과장이지만 굳이 같이 먹을 이유도 없습니다

현재 근거를 종합하면 “두리안과 술을 같이 먹으면 반드시 큰일 난다”거나 “죽을 수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과장​입니다. 다만 두리안의 황 성분이 알코올 대사 효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실험실 연구에서 확인된 만큼, 특히 술을 마시면 얼굴이 쉽게 붉어지거나 두통·구역질이 심한 사람이라면 굳이 동시에 많이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한 두리안 자체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복부 팽만이나 소화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초기 연구에서도 두리안과 술을 섭취한 사람 가운데 복부 팽만과 가스를 호소한 사례가 언급된 만큼, 여행지에서 두리안을 맛볼 예정이라면 술안주처럼 곁들이기보다는 두리안은 두리안대로, 술은 별도로 즐기는 것이 가장 간단한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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