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K-문샷’ 시작부터 인사공백...이민형 대표, AI과학자 PD 사의 표명
이 대표 “각종 의혹은 사실무근
이해충돌 문제 겹쳐 사임하기로”

PD 선임 이후 경력과 전문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 대표는 회사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으로 과학기술 난제를 해결하는 K-문샷 프로젝트에서 이 대표는 AI 과학자 개발 미션의 PD로 지난달 28일 선임된 바 있다.
24세인 이 대표는 지난해 AI 과학자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아스테로모프를 창업했다. 아스테로모프는 생명공학 가설을 생성하는 AI 모델 ‘스페이서’를 개발해 최근 420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12명의 PD 중 유일한 20대로 화제를 모았지만, 선임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였다.
이 대표는 중학교 졸업 직후 서울대 의대 연구원으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연구자들은 이 대표의 경력이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중학교 졸업 직후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서울대 시스템면역의학연구소에서 6개월간 근무했다. 경력증명서에 기재된 직급은 ‘자체직원’이다. 서울대 규정상 중학교 졸업한 사람을 연구원으로 채용할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마련된 직책이다.
당시 이 대표 면접을 보고 선발했던 성승용 서울대 교수(당시 소장)는 본지 인터뷰에서 “당시 이 대표가 연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나이에 비해 남다른 이야기를 하길래 기회를 주려고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연구자들은 학생 인턴과 유사한 6개월 경험을 ‘의대 연구원’이라고 말한 것은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의혹의 한 축은 이 대표가 지닌 전문성이다. 자체 개발한 스페이서 모델은 아직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고, 공식 논문을 게재한 적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 연구자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치고는 학술 성과가 적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경력 서류를 다시 검토했고 소속기관에도 확인한 결과 허위 이력 기재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문성 논란에 대해서도 “AI 과학자는 아직 신생 분야인데, 이 대표의 비전과 사업 관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했다.
PD직 사의를 표명한 건 이해충돌 문제 때문이라는 게 이 대표의 주장이다. PD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특임연구원으로 상근이나 반상근으로 근무해야 한다. 다만 아스테로모프는 이해관계가 얽힌 기업이라 상근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입장이다. 이 대표가 PD직을 이어가려면 아스테로모프 대표를 사임해야 한다.
이 대표는 “내가 회사 대표를 그만두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회사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 PD를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각종 의혹은 사실무근이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의혹 때문에 PD를 사임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K-문샷의 AI 과학자 미션이 시작되기도 전에 PD가 사임하면서 해당 분야는 다소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PD는 관련 연구 전반을 기획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등 해당 분야를 책임지는 자리다.
과기정통부는 일단 NST 국가과학AI연구센터 센터장이 PD 역할까지 겸임하는 방식으로 미션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해당 미션은 PD와 센터가 상호보완적으로 이끌어가기로 했던 터라 큰 문제는 없을 거라는 설명이다.
AI 과학자 미션도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과학기술 전반이 아닌 바이오 분야로 좁혀졌다. 후임 PD를 선임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아직 신생 분야인 만큼 국내에 전문가가 많지 않다. 당분간은 유용균 국가과학AI연구센터 운영단장이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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