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중·고 AI교과서 도입에 불안한 엄마들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코딩 교육 등으로 학교 수업에 디지털기기가 필수적인 도구가 되면서 디지털 과의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이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 간 인천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인천교육정책 1차 여론조사 결과 ‘디지털 과의존’(86.7%)이 가장 심각성이 큰 현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85%)이나 ‘사교육’(84%)’, ‘청소년 마약·약물 오·남용’(77.7%) 등도 우려했지만 디지털 과의존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내년부터 초·중·고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AI 디지털 교과서는 디지털기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학생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교과서다.교육부는 내년에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우선 도입하고,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지현(39)씨는 "지금도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데, 학교에서마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게 달갑지 않다"며 "제대로 된 검증이나 충분한 대책 없이 급하게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만 10~19세) 40.1%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한다. 3~9세 아동(25.0%)이나 20~59세 성인(22.7%)의 위험도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유보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송도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원 동참을 독려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해당 청원은 지난달 27일 동의자수가 5만 명을 넘어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인천시교육청은 디지털 과의존과 관련한 기본계획을 수립, 학교 수업 중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과의존 정도를 진단해 상담 연계를 하고 있다.하지만 그 이상의 뚜렷한 대책은 없어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디지털 시민교육 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관련 교수학습자료도 개발해 학교에 보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스마트기기를 단순히 제한하고 금지하는 교육이 아닌, 바르게 사용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윤상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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