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 증식도 막아주는 '비름'

비름은 생김새가 수수하고 들풀처럼 흔하지만, 알고 보면 여름철에 꼭 챙겨야 할 전통 나물이다. 이 나물은 조상들에게도 그 가치를 인정받아 '장명채(長命菜)'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는 ‘오래 살게 하는 채소’라는 뜻이다. 그 정도로 몸에 좋다는 것이다.
비름의 제철은 5월부터 8월까지로, 그중에서도 6~7월에 수확한 나물이 가장 영양이 뛰어나다. 이 시기의 비름은 수분이 많아 데쳤을 때 고소한 맛이 잘 살아난다. 시중에선 하우스 재배로 사계절 유통되지만, 들에서 자란 제철 비름의 풍미와 식감은 따라갈 수 없다. 잘만 활용하면 밥상에서 여름 기력을 챙길 수 있는 비름에 대해 알아본다.
다양한 요리에 쓸 수 있는 '비름'

비름은 종류에 따라 식감이 조금씩 다르다. 참비름은 잎이 부드럽고 털이 없으며 식용으로 가장 널리 쓰인다. 털비름은 이름처럼 표면이 까슬거리고, 약성이 강해 민간요법에서도 쓰여 왔다. 개비름은 어린 순을 주로 식용한다.
비름을 먹을 땐 흐르는 물에 여러 번 헹군 뒤, 식초 물에 3분 정도 담갔다가 다시 헹구면 농약이나 세균 제거에 효과적이다. 살짝 데친 뒤 된장이나 고추장에 무치면 여름 밥반찬으로 손색이 없고, 국이나 비빔밥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비름나물의 맛은 담백하면서 살짝 쌉싸름하다. 데치면 쓴맛이 사라지고 고소한 풍미가 살아나 요리 재료로 활용도가 높다. 나물 초보자도 별다른 조리 없이 데쳐서 무치거나 된장국에 넣기만 해도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
여름철 비름은 줄기가 굵어지고 식감이 봄에 비해 질긴데. 이런 경우엔 데쳐서 양념에 무쳐내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을 땐 겉절이나 샐러드로 활용할 수 있는데, 참기름이나 들기름과 함께 버무리면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장내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 증식도 막아주는 비름

비름은 영양학적으로도 우리 몸에 많은 도움을 주는 음식이다.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은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시력을 보호한다. 비타민 C는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피로 회복에 도우며, 아미노산과 함께 작용해 체내 면역 기능도 강화시킨다. 마그네슘은 바나나의 2배 수준, 칼륨도 호박보다 많아 나트륨 배출과 혈압 조절에 유리하다.
칼로리는 100g당 약 30kcal에 불과하지만, 영양 성분은 꽉 들어찼다. 칼슘 함량은 시금치의 4배, 베타카로틴은 냉이의 2배 수준이다. 비타민 A, 비타민 C, 식이섬유도 풍부해 눈 건강, 뼈 건강, 피부 개선에 효과가 있다.
게다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더위에 지친 몸의 열기를 내려주는데, 이 덕분에 비름은 예로부터 ‘몸속 열을 내리는 나물’로 알려졌다. 장 건강에도 효과가 있다. 풍부한 식이섬유가 장 운동을 자극하고, 프리바이오틱 성분인 이눌린이 유익균 증식을 도와준다.
실제로 2016년 아르헨티나 식품 기술 연구 개발 센터(CIDCA)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비름을 포함한 아마란스속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장내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일정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데친 뒤 참기름에 무치면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율이 20% 이상 높아진다. 즉, 나물 하나로 여러 건강 기능을 한 번에 챙길 수 있다.
과다섭취는 피하는 편이 좋은 비름

비름은 독성이 없지만, 한 번에 너무 많이 먹는 건 피하는 게 좋다. 질산염 함량이 높아 200g 이상 섭취할 경우 어지럼증이나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옥살산이 있어 신장 결석이 있는 사람은 하루 50~100g 정도로 양을 조절해야 한다. 식이섬유가 많아 과식 시 배에 가스가 찰 수 있으니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반응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비름과 식물에 민감한 사람은 가려움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처음 먹는 경우 소량 섭취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한 번 심으면 여름 내내 먹을 수 있는 비름

비름은 초보자도 재배할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 마당이나 화분에서도 잘 자라며, 씨앗만 준비되면 파종 후 약 40~50일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햇볕이 잘 들고 배수가 좋은 흙에서 잘 자란다. 한 번 심으면 여름 내내 꾸준히 수확할 수 있어 자급자족하기도 좋다.
이른 아침 이슬이 맺힌 비름잎을 한 줌 따서 데쳐 먹는 여름철 식탁. 비싼 재료 없어도 제철 채소 하나로 입맛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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