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해서 구매했는데 두 달 만에 2억 떨어졌네요”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 여파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 하락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 위축
최근 정부가 수도권 디딤돌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면서 수도권 외곽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당초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집값을 잡으려는 취지와 달리 서민 단지부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정부는 조만간 수도권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딤돌 대출은 연 소득 6,000만 (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 무주택자가 5억 원(신혼부부 6억 원) 이하의 주택을 매매할 때 최대 2억 5,000만 원(신혼부부 4억 원)까지 연 2~3%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정책 대출이다.
이에 정부는 집값 급등세를 억제하고 가계대출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수도권 디딤돌 대출에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에서 70%로 낮추고 소액 임차 보증 금액(서울 기준 5,500만 원)도 대출금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부터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시행해 수도권에 1.2% 포인트 가산금리를 붙이기도 했다. 여기서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를 말한다.
즉, 가산금리가 높아지면서 연간 이자 비용이 늘어나기에 대출 한도 역시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과 가계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 한도를 조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대출 규제의 유탄은 집값 상승을 주도한 서울 강남권이 아닌 서민 주거지인 수도권 외곽부터 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자산이 적은 서민 거주지인 만큼 주택 매매에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영향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안산 레이크타운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7월 10억 4,000만 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실거래가가 8억 9,000만 원까지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현재 호가도 9억 1,000만 원부터 형성돼 있어 대출 규제로 대장 단지를 비롯한 일대 분위기가 이미 꺾인 모양새다. 이에 대해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는 “대장 단지인 레이크타운 푸르지오를 제외한 주변 단지 전용 84㎡ 시세는 5억~6억 원대 형성되어 있다”며 “디딤돌 대출까지 축소되면 주변 단지들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시세가 대출 한도에 걸쳐있는 만큼 축소 폭만큼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이다. 이어 그는 “거래가 뜸해진 탓에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안산 내에 있는 다른 아파트 역시 가격이 확 내려갔다. 이달 안산시 상록구 ‘그랑시티자이’ 전용 84㎡는 6억 8,7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7월만 하더라도 중층 매물이 7억 원(10층)에 손바뀜 됐지만, 이달에는 고층 매물이 더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심지어 바로 옆 ‘그랑시티자이 2차’ 전용 84㎡ 역시 이달 6억 8,000만 원에 팔려 지난 8월 7억 500만 원(6층) 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이곳까지 닿으려던 차에 대출 규제가 나오면서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매수 문의가 끊기다 보니 7억 원에 나온 매물 호가가 1,000만 원씩 낮아지다 6억 7,000만 원까지 하락한 경우도 있다”라고 밝히며 “서민 동네일수록 대출에 민감하지 않으냐”며 “정부가 서울 집값 잡으려 던진 돌을 서민들이 맞은 격”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중은행이 1 주택자 이상 보유자에 대한 대출을 제한하면서 돈 빌리가 어려워진 영향도 작용했다.
이에 한국은행이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매수 심리는 더 얼어붙는 모양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하 후 열흘간 가계부채 관리를 이유로 주담대 금리를 더 올리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이에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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