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는" 질의에 '예의 없다' 지적받은 이성윤의 답변은
[오늘도 평화로운 국회] "범죄 피의자여서, 존경할 거리가 있어야지" 되레 목청 높여...정청래도 "예우해줘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김용욱 기자]
검사장 출신의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김건희 여사 의혹을 질의하면서 '여사'나 '씨'와 같은 호칭없이 '김건희는' '김건희 앞에만 서면' 등으로 부르며 비난하자 국민의힘뿐 아니라 같은 당 출신의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비판하고 나섰다.
이성윤 의원은 8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박성재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김건희 여사를 두고 “지금 김건희 관련 의혹 수사가 되고 있다”, “김건희가 유사한 시기에”, “체코 블러스크라는 일간지가 김건희를 사기꾼이라고 했다”, “김건희 관련 각종 의혹을 열거하면서”, “영국 어떤 신문은 김건희를 오드리 햅번 코스프레하고 있다고 하고 있고, 인도의 어떤 신문은 김건희를 마리 앙뚜아네트라고 비유하고 있다”며 '김건희'로 호칭했다. 이성윤 의원 PPT 자료도 모두 '김건희'로 표기했다.
이 의원은 이어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김건희 사건 평가를 들어 봤느냐”, “내부 구성원들은 김건희를 무혐의할 경우에 폭풍이 너무나 무섭다”, “김건희가 해외 순방할 때마다”, “교포들께서 '제발 김건희 안 왔으면 좋겠다'고”, “윤석열 집권 2년 만에 우리나라 민주공화국이 김건희 왕국으로 변해 버렸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집권 여당이 아니라 김건희의 집사 여당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김건희 앞에만 가면 모든 법과 정의가 멈추고 있다”며 여사나 씨와 같으 호칭을 일절 붙이지 않은채 김건희라고만 시종일관 불렀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김 여사 관련) 사안을 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어떠한 호칭도 없이 '김건희', '김건희'를 반복하면서 비난한다”며 “반대로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재명의 왕국', '이재명이 사유화하고 있는' 이런 식으로 이재명 이름만 계속 불러댄다면 민주당을 지지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최소한 지켜야 될 예의는 지켜 가면서 질의를 하고 대화를 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며 “위원장이 주의를 촉구해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승원 의원도 “상대방을 너무 모욕하거나 또 비속어는 안 쓰시는 게 가급적 저도 좋다고 생각이 되고, 국민의힘 위원님들께서도 '이재명의 변호사' 등의 표현은 서로 자제했으면 좋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반론에 나선 이성윤 의원은 “제가 질의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나 '씨'자 안 붙였다고 그러는데, 지금 국민들은 펄펄 끓고 있다”며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부른 게 아니고요, 범죄 피의자로서 부른 거다. 범죄 피의자를 부를 때 존댓말 쓰거나 영부인 붙이거나 그러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석에서 “지금 검사 신분이 아니잖느냐”는 항의가 나왔다. 이 의원은 “제가 반말했느냐, 특정을 해야 할 것 아니냐”, “김건희를 김건희라고 하지 그러면 뭐라고 그러느냐, 다른 이름 있으면 알려달라”고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어디 가도 제가 만난 국민들이 김건희 씨나 영부인라고 붙이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었다”며 “이름에 씨 붙여 주고 영부인 붙여 주는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느냐. 국민들이 존경할 꺼리가 없는데 어떻게 존경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여기는 개인과 개인이 맞붙는 자리가 아니라 공적인 업무 대 공적인 업무가 맞붙는 곳이니 가급적이면 그 부분에 맞게 예우를 해 주는 것이 맞는다”며 “개인적으로는 열받고 속이 터지더라도 깊이 생각해달라”고 지적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통상적인 호칭이 있는데도 여기서 김건희라는 막말을 반복하는 것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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