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SM6, 역사 속으로? 풀체인지 염원과 엇갈린 현실
한때 르노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의 핵심 모델이었던 SM6. 세련된 디자인과 유럽 감성을 앞세워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지만,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며 결국 단종이라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유럽 시장에서 SM6의 형제 모델인 탈리스만의 생산이 먼저 종료되었고, 국내에서도 판매량 감소가 이어지며 2025년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하루 생산량이 2대 수준으로 급감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은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SUV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세단 시장 자체가 위축된 탓도 큽니다. 르노코리아는 SM6 완전변경 모델의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실질적인 양산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SUV와 전기차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면서 SM6의 풀체인지 모델은 결국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SM6의 부진은 단순한 판매량 감소를 넘어,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SUV 선호 트렌드, 르노 브랜드 이미지의 한계, 경쟁 모델 대비 부족한 상품성 등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는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 다양한 파워트레인, 우수한 연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풍부한 편의 사양 등을 앞세워 중형 세단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뛰어난 연비와 정숙성을 무기로 택시 시장과 개인 소비자 시장 모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르노가 다시 한번 중형 세단 시장에 도전하여 쏘나타, K5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 파워트레인 개선이 시급합니다. 과거 SM6는 1.8 터보 엔진으로 주목받았지만, 실연비와 부드러움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하이브리드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여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 강화도 필수적입니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자동 긴급 제동, 차로 유지 보조 등 레벨 2 수준의 ADAS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SM6 역시 단순 보조 기능을 넘어선 수준 높은 주행 편의성을 제공해야 합니다.
과거 SM6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르노는 차별화된 스타일링과 유럽 감성을 더욱 강화하고, 르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품질 관리 및 A/S 확충에 힘써야 합니다.
가격 대비 가치 전략도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더 많은 편의 사양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통풍 시트, 열선 시트, 스마트 키, 무선 충전, OTA 업데이트 등 인기 옵션을 기본 또는 중간 트림에 적용하여 상품성을 높여야 합니다. 르노코리아는 과거 품질 문제와 부품 수급 문제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던 만큼, 무상 보증 기간 확대, 부품 공급 안정화,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센터 운영을 통해 내구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합니다.
마케팅 전략 또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가격 할인보다는 오너 커뮤니티 활성화, 프랑스 감성 강조, 기업 및 렌터카 시장 등 특정 수요층 공략을 통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회복해야 합니다. 결국 쏘나타와 K5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성 개선을 넘어, 브랜드 신뢰도와 사용자 경험 전반을 개선하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르노는 한국 중형차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