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지역축제 주관사 탈락…고민 깊어지는 '다각화 전략'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열린 경남 통영 수산 먹거리 축제 ‘어부장터’에서 축제를 통한 지역 활성화 비전을 밝혔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

최근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를 둘러싼 리스크가 가맹사업을 넘어 지역개발사업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지역 축제에서 잇따라 드러난 위생·운영 관리 부실과 이미지 타격이 겹치면서 그간 성장 동력으로 삼아온 지역축제 기반 마케팅 전략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 통영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10월24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통영 먹거리 축제 ‘어부장터’ 주관사 입찰에서 탈락했다. 어부장터는 백 대표가 직접 기획한 첫 수산물 축제로, 지난해 제1회를 더본코리아가 주관했으나 올해는 엘지헬로비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본코리아가 고배를 마신 것은 지난해 운영 부실과 최근 백 대표를 둘러싼 연이은 논란이 겹쳐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당시 행사에는 사흘간 30만명이 몰리며 흥행했지만, 악천우 속 비가림막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재료가 조기 소진되고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운영 차질이 빚어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백 대표가 유튜브 채널 댓글을 통해 사과했다.

백종원 대표가 지난해 11월 열린 통영 어부장터 축제 현장을 찾아 운영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쳐

최근 어부장터 외에도 축제 이탈 사례가 이어지면서 더본코리아의 핵심 성장 전략 중 하나인 지역개발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개발사업은 회사가 보유한 외식업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맹사업 외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육성해온 분야다. 지역 상권과의 상생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외식 브랜드와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어 시너지가 기대됐다. 특히 백 대표의 방송 노출 효과와 맞물리며 축제 인지도 확장에도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때 성장세가 뚜렷했던 이 사업은 외형적으로도 순항하는 듯 보였다. 매출은 2022년 10억원에서 2023년 29억원, 2024년 52억원으로 늘었고 참여 축제와 행사 건수도 같은 기간 6건에서 18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지역축제와의 협력 관계가 잇달아 끊기면서 성과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금산 인삼축제와 홍성 한우축제, 강원도 인제군은 올해 행사에서 더본코리아와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충남 홍성 바비큐 축제에서는 상온 노출 돼지고기 운송, 농약 분무기를 이용한 소스 분사, 비인증 그릴 사용 등 위생 논란이 불거지며 이미지 타격을 남겼다.

특히 위생·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면서 더본코리아의 행사 운영 전반에 구조적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축제에서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관리 체계 전반의 허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만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면 지자체가 행사 주관사 선정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2025년을 ‘무결점 축제를 위한 노력의 해’로 삼고 품질안전관리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신설된 품질안전관리팀을 중심으로 외부 전문기관의 사전 점검 및 현장 부스 점검 체계를 도입했다. 축제 운영 부스를 간소화하고 국내 최초로 개발한 축제 전용 공급망관리(SCM) 시스템도 테스트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5월 참여한 남원 ‘춘향제’부터 위생 안전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운영했다”며 “지자체와 지역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성공적인 축제를 만들기 위해 품질·위생·서비스 측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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