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3사 중 가장 안전한 차는?" IIHS 충돌테스트 반전 결과

독일 3사 인식, 다시 보게 만든 결과
IIHS 최신 테스트서 아우디의 반전 성적
E클래스 탈락, A6는 최고 등급 획득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를 흔히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3사, 줄여서 일명 '독3사'라고 부른다. 각 브랜드마다의 개성과 특징이 있겠지만 보통은 벤츠, BMW, 아우디 순으로 서열을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종합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는 벤츠와 BMW가 아우디보다 한 수 위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의 2025년 충돌 안전 평가에선 이런 고정관념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사진 출처 = 아우디
올해 IIHS 테스트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브랜드는 의외로 아우디였다. 강화된 충돌 테스트 기준 속에서도 가장 많은 차종이 최고 등급에 이름을 올린 반면, 벤츠와 BMW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는 E클래스와, 상대적으로 비인기 차종 취급을 받던 A6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더욱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 달라진 IIHS 평가 방식
IIHS는 최근 2025년형 차량을 대상으로 한 최신 '탑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TSP)'과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 TSP+)'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평가의 가장 큰 변화는 테스트 기준이 전반적으로 강화됐다는 점이다. 정면 충돌과 측면 충돌뿐 아니라, 뒷좌석 탑승자 보호 성능을 보다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대비 최고 등급을 받은 차량 수는 약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출처 = IIHS
이런 환경 속에서 아우디는 독일 3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아우디는 총 7개 차종을 IIHS 최고 등급 명단에 올리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Q5와 Q5 스포트백, A6 스포트백 e-트론을 포함해 여러 핵심 모델이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특히 대표 세단이라 할 수 있는 A6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점은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의미를 더한다.
아우디 차량들은 소형 오버랩 정면 충돌, 중간 오버랩 정면 충돌, 강화된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모두 '굿(Good)' 평가를 받았다. 보행자 충돌 방지 성능과 전조등 평가에서도 요구 기준을 충족하며, 강화된 IIHS 기준을 안정적으로 통과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롭게 강조된 뒷좌석 승객 보호 항목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은 점이 결정적이었다.
E클래스와 A6, 갈린 결과의 이유
반면 메르세데스-벤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C클래스와 GLC, GLE총 3개 차종만이 TSP+ 등급을 받았고, 핵심 모델 중 하나인 신형 E클래스는 TSP와 TSP+ 어디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벤츠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생각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과다.
사진 출처 = IIHS
E클래스는 소형 오버랩 정면 충돌과 강화된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는 '굿(Good)' 평가를 받았지만, 문제는 새롭게 강화된 중간 오버랩 정면 충돌 테스트에서 드러났다. 이 테스트는 시속 약 64km로 동일한 크기와 무게의 차량과 정면 충돌하는 상황을 가정하며, 특히 뒷좌석 더미의 움직임과 안전벨트 작동 상태를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E클래스의 경우 충돌 시 뒷좌석 승객의 안전벨트가 골반 위치에서 복부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로 인해 복부 부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머리와 목 부위에도 중간 수준의 부상 위험이 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IIHS는 이 부분을 '미흡(Marginal)'로 판정했으며, 이 단 하나의 항목이 E클래스를 전체 안전 등급 탈락으로 이끌었다.
BMW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BMW는 X3와 X5 등 2개 차종만 명단에 올렸는데, 이는 성능 부족보다는 테스트 일정의 문제에 가깝다. 5시리즈 등 주요 세단 모델이 아직 강화된 최신 IIHS 테스트를 받지 않아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대신 북미 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높은 X3와 X5를 먼저 시험에 투입해 TSP+ 등급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달라진 기준이 만든 새로운 결과
이번 IIHS 결과는 단순히 브랜드 간 우열을 가리는 성적표라기보다는, 안전 기준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특히 뒷좌석 승객 보호라는 영역이 본격적으로 평가에 반영되면서, 기존에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모델들도 예외 없이 검증 대상에 오르게 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우디가 가장 빠르게 대응하며 성과를 냈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다.
사진 출처 = IIHS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여전히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상징적인 존재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다만 적어도 흔히들 생각하는 독일 3사의 서열이 안전 순위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필요가 생겼다. 강화되는 안전 기준 속에서 누가 가장 빠르게 대응하느냐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다음 경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