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맵부심은 건강에 독


‘맵파민’은 매운맛과 도파민을 더한 합성어로 매운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잘 보여주는 신조어입니다. 실제로 최근에 매운맛 열풍이 불면서 라면부터 일반 음식까지 다양한 메뉴의 매운맛이 출시되고 있으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본격 맵파민 열풍

맵고수, 맵파민, 맵도르핀 등등 매운맛 사랑을 보여주는 신조어들이 유행하면서 주 소비층인 잘파 세대를 중심으로 매운맛을 즐기고 이를 공유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SNS에 각종 매운맛 식품을 섭취하고 인증하는 데 열을 올리는 등 매운맛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데요, 식품업계 또한 이에 발맞춰 소비자들의 맵부심을 자극하는 음식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소비 심리가 반영된 영향도 있어

사실 매운맛의 제품들은 오래전부터 나와 있었지만 유난히 장기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적은 처음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인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해소하려는 소비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엔도르핀 분비하는 매운 음식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 유독 매운 음식이 당길 때가 많은데요,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고온을 감지하는 수용체인 ‘TRPV1’이 활성화되면서 고온에 노출되지 않았음에도 매운맛을 뜨겁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해 고통을 줄이고 쾌감을 느끼게 하는 엔도르핀을 분비하게 됩니다.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땀이 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매운 음식 먹은 뒤 기분이 좋아진다?

매운 음식을 먹은 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안타깝게도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위를 자극하는 꼴이 되어 위염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피부가 약한 사람이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혈관이 확장되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라면부터 햄버거까지

농심은 지난해 기존 신라면보다 매운맛을 2배 더 강화한 ‘더 레드’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하림은 기존에 있는 장인라면의 매운맛 버전을 출시해 신흥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치킨 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청양고추나 베트남고추를 활용한 소스를 선보였고 대표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쉐이크쉑의 경우 불닭갈비 요리에서 영감을 받아 불닭갈비 치킨, 프라이, 버거를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염분 섭취 줄이는 데 도움

매운맛을 먹는 것은 염분 섭취를 줄여 고혈압을 예방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염분 섭취가 줄면 체내 염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혈압이 낮아지게 되는 원리인데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매운맛에 포함된 캡사이신이 음식의 짠맛을 높여 염분 섭취량을 줄이거나 짠맛과 매운맛에 의해 자극되는 뇌의 영역이 같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매운맛을 잘 못 먹는 이유는?

매운맛을 잘 먹고 못 먹고를 가르는 것은 입안의 TRPV1 수용체 때문입니다. 이 수용체는 매운맛과 43℃ 이상의 고온에 반응해 매운 음식과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타는 듯한 느낌과 통증을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TRPV1 수용체가 상대적으로 적어 매운맛에 대한 민감도가 덜하게 되는 것입니다.
매울 때 물 마시는 게 도움이 될까?

우리는 매운 음식을 먹고 물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물로는 입에서 느껴지는 매운맛을 중화하기가 힘듭니다. 마라탕이나 라면 등의 매운 음식에는 얼얼하고 화끈한 맛을 가진 캡사이신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캡사이신은 물을 밀어내는 소수성 분자이기 때문에 물에 완전히 씻겨 내려가지 않습니다. 또 낮은 온도의 물을 더 밀어내는 특성이 있어 시원한 물은 매운맛 중화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시원한 우유 한 잔 마시기

매운맛의 고통을 없애려면 우유 한 잔이 좋습니다. 우유 속 지방은 캡사이신을 녹여 없애는 효과가 있으며 우유에 풍부한 단백질인 카세인도 캡사이신을 TRPV1 수용체로부터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우유는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좋으며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우유보다 매운맛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합니다.
적정량 넘어서면 독

매운맛은 중독성 때문에 한번 먹기 시작하면 점점 더 맵고 자극적인 맛을 원하게 됩니다. 적당한 매운맛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적정 선을 넘어버리면 우리 몸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위염, 위궤양은 물론이고 심하면 급성 심정지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으니 함부로 맵부심 부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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