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파리서 ‘부산 엑스포’ 홍보 PT… 영어·불어 교차 구사 화제
국제 협력 프로젝트 ‘부산 이니셔티브’ 선언
사우디 지지세 정체 속 기대감 상승
”해양 도시 부산 매력 강조, 리야드와 차별화”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1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EXPO)’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교차 구사’하며 170개 회원국들을 상대로 바다를 끼고있는 해양 도시 부산이 갖는 장점, K-콘텐츠 등 문화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을 부각하는데 주력했다. 한국이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이르면 내년 초 유의미한 ‘터닝 포인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28분 동안 진행된 경쟁 PT의 마지막 연사로 참여했다. 이날 한국의 PT는 ‘인류공존 프로젝트(Project Coexistence)’에 초대 받은 세계인들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컨셉으로 진행됐다. 국무조정실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모티브와 음원을 활용한 영상을 통해 호기심을 유발하는 등 PT 전체를 한편의 쇼(show)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부산 세계박람회 홍보대사인 방탄소년단(BTS)도 영상으로 출연해 미래 세대의 희망과 바람을 전달했다.
한 총리는 연설에서 “2030 세계박람회는 기후변화, 불평등 등 인류가 직면한 공통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인이 지혜를 모으는 장이 돼야 한다”며 “부산 세계박람회를 가장 개방적이고, 실천적인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독특한 성장 경험을 회원국들과 공유하며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 보건, 위기·식량문제 등 각국이 처한 다양한 문제를 기반으로 구체적 협력 사업을 제시하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이른바 ‘부산 이니셔티브(Busan Initiative)’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에서 불과 반세기만에 글로벌 톱10 반열에 오른 한국의 스토리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이날 우리 정부의 비전을 소개하는 부분 등 연설 일부를 프랑스어로 구사해 주목 받았다. 세계박람회 개최지를 결정할 BIE 본부가 프랑스 파리에 있고,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이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채택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출국 직전까지 서울 모처에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수차례 연습과 리허설을 하는 등 이번 경쟁 PT 준비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부산 세계박람회는 모든 인류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을 해결할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여정은 이미 시작됐고 2030년과 그 너머까지 모두가 함께하길 바란다”고 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계획서를 제출한 나라는 부산 외에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 3개국이다. 이 중 사우디 리야드가 국제 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이라 불리는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파격적인 지원 아래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우리 정부가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든 이후 사우디에 대한 지지세가 정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 초 있을 현지 실사에 희망을 걸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부산의 역동성과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강조해 사막 도시인 사우디 리야드와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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