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마디 하고 1470만원 받았다”…美 파월 의장보다 높다는 이 은행 위원님들 보수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4. 10. 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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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방만경영 논란
금통위원 5명에 35억3천만원 지급
통방회의 발언당 1470만원꼴
보고서·강연·기고 실적도 저조
해외주재원 임차료 1억2580만원
홍콩 870만원, 워싱턴 860만원 등
“외교부 준해 지원” 한다면서
외교부에 없는 가산규정 운영
한국은행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행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봉을 포함한 지원금이 연간 35억3000만원 투입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당 7억여원이 지급된 것으로 주 업무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의 발언 건수로 따지면 많게는 발언당 147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은 셈이다. 한은은 또 해외파견 직원들 주거비를 공무원에 준한다고 하면서도, 별도 가산 규정을 마련해 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1인당 △연간 보수액 3억5200만원 △업무추진비 연간 3200만원 △3급 혹은 4급 보좌진 최대 1억3700만원 △비서 4800만원 △차량 기사 5500만원 △차량(G80전기차) 8200만원 등 총 7억600만원을 지급했다.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총 35억3000만원이 보수로 지급된 것이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보다 많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2월 “연 19만 달러 정도를 벌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의장의 보수는 20만3500달러로 원화 환산시 약 2억7500만원 수준이다.

금통위원은 연 8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게 주 업무다. 또 보고서, 강연, 기고를 통해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일영 의원이 통화정책방향 회의 당 발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각 금통위원들은 회의당 평균 10회의 발언을 했다. 가장 적게 발언한 A금통위원의 경우 회의당 평균 6회의 발언에 그쳤다. A위원의 경우 한 발언당 1470만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가장 많이 발언한 B위원은 회의당 평균 17회로 발언 1회 당 약 520만원을 받은 셈이다.

회의 발언 이외에 금통위원들의 보고서, 강연, 기고 등의 실적도 저조했다. 올 2월 임명된 황건일 위원은 7개월간 보고서 1건을 작성했고, 올 4월 임명된 김종화, 이수형 위원은 보고서 작성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임명돼 12월까지 금통위원으로 활동한 박춘섭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도 8개월간 강연 1번의 실적이 전부였다.

정일영 의원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챙방향 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이 국민 상식에 미치지 못하는 횟수인 것도 문제지만, 금통위원들의 역할에 비해 지원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외교부 규정에 없는 특별규정까지 만들어 해외 주재 직원들의 사택 임차료로 연간 15억1000만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일영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총 5곳의 국외사무소에 34명과 워싱턴, 홍콩, 상해 3곳에 10명의 주재원을 파견 중이며, 올해 월 임차료 지원액은 1억 2580만원이다.

이를 1년 치로 계산하면 연간 15억1000만원이 해외주재원 임차료로 투입된다.

지역별로 홍콩 870만원, 워싱턴 860만원, 북경 770만원, 뉴욕 680만원 등이 월 임차료로 지급됐다.

한은은 해외 사택 임차료 지원에 대해 해외 파견 공무원 수준에 준해 지급한다는 입장이지만 한은은 외교부가 규정하는 ‘재외공무원 주택임차 상한기준’과 별도 가산 규정을 운용 중이다.

한은은 현행 해외 사택 임차료 기준에서 국외사무소장이나 선임 해외주재원일 경우 임차료 상한선에서 30%를 가산하고 있다.

외교부가 제출한 규정에 따르면 △단신부임의 경우 임차상한선에서 5% 감액 △동반가족 포함 5인일 경우 임차상한선에서 10%, 6인이상일 경우 20% 가산하는 조항이 있을 뿐이다. 직급에 따라 가산을 해주는 규정은 없었다.

한은 직급에 따른 30% 가산 조항을 적용할 경우 외교부 1급 공무원의 해외 사택 임차료보다 월 약 180만원 가량을 더 지원받는 것이다.

한은 해외사택과 관련된 지적은 2018년도에도 제기됐다.

감사원은 2018년 한은 기관운영감사에서 국외사무소 운영 부적정을 지적하고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한은 국외 출장 확대로 국외 근무 인력의 감축이 필요하고, 정보수집 업무는 국내에서 수행 가능하며, 한은은 중앙은행으로서 최대한의 경비 절감이 필요하고 지적했다.

정일영 의원은 “공무원 규정을 상회하는 별도 기준까지 만들어 해외 사택 임차료 지원으로 연간 15억을 투입하는 것은 심각한 국민 혈세 낭비”라며 “2018년 이미 감사원에 지적받은 사항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한은이 개선 의지가 있는 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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