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창업한 리더가 제일 먼저 가져야 할 마인드셋!
12월 11일~12일 서울 코엑스서 '컴업 2024' 성황리 개최
리더는 우직하게, 변화의 물결에 굴하지 않고 팀에게 꿈을 심어줘야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COMEUP 2024(약칭 '컴업 2024')'가 성황리에 개최했다. '컴업 2024'는 중소벤처기업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창업진흥원이 주최한다. 'We move the world'를 슬로건으로 하는 본 행사는 다양한 산업에 종사하는 스타트업 경영자 및 리더들이 모여 자사 소개 및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컴업 2024'는 18만 여명의 글로벌 관객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다. '컴업'의 행사 내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등록하여 2,300건 이상의 미팅을 성사했으며, 7,000억원 이상의 후속 투자 유치가 이루어졌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방문하여 열정과 기술을 공유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장도 열린다.
또 '컴업 2024'에서는 예비창업자 대상의 '러너스 리그'와 초기 스타트업 대상의 '루키 리그'로 구분하여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이후 'COMEUP STARS'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국내 최고 투자사와의 1:1 멘토링, 비공개 워크숍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사업성을 검증하고 투자 유치의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 'Future Talk'라는 컨퍼런스도 진행했는데, Beginner(초심자)부터 Founder(경영자)까지 다양한 눈높이에 맞춰 여러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오후에는 'Stage 1'에서 '딥테크 창업을 선택한 20대 청년들의 대담한 여정'이라는 주제의 대담이 진행됐다. 이인섭 프리딕션 대표가 진행하는 본 대담에는 김효인 이너시아 대표와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가 참석했다. 김효인 대표의 이너시아는 여성 생활용품을 제작하고 이상민 대표의 뉴빌리티는 AI 기반 자율주행 로봇을 제작한다.
"딥테크 창업은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창업 당시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크다"며 대담을 시작한 이인섭 대표는 첫 질문으로 창업 계기를 물어봤다. 김효인 대표는 "공대 출신은 나는 대학을 졸업하면 당연히 어떤 기술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서 출시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것이 사업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 상태에서 기술을 만들다 보니 어려움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상민 대표는 "제가 창업한 지 7년이 됐는데, 솔직히 계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작은 공학적 프로젝트하는 팀으로 시작한 뉴빌리티는 창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단체가 아니다"라며 "창업은 자전거 같다. 조금만 빨리 달려도 넘어져 다칠 수 있으니, 적당한 속도를 유지해 한 걸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섭 대표는 뉴빌리티의 피봇 스토리를 언급하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냐고 물었는데, 이상민 대표는 "모든 아이디어를 버릴 수 있었다. 인공위성부터 로켓, 게이밍 디바이스, 킥보드 안전장치, 지도 수집 매핑 디바이스 등 수없는 아이디어 교체를 거쳐 자율주행 로봇이라는 현 아이템에 도달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시도와 요구는 엄청 많았다"고 말했는데, 그럼에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으로 "아이템은 계속 고안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지치면 안된다"고 말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경험에 대해 김효인 대표는 "매 순간 포기하고 싶다. 특히 창업 초기에는 기술 창업으로 시작하다 보니 기술 개발의 끝이 보이지 않아 내가 이걸 제품으로 출시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무한한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막막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는데, "창업자는 내가 꿈꾸지 않으면 그 실체가 없다. 리더는 구성원들에게도 꿈을 심어줘야 한다"며 "대표인 내가 처음에는 팀원들에게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게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가끔은 모르고, 넘어져도 된다 어쨌든 방향만 제시하면 그 경험이 축적되어 자신감으로 치환된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더 이상은 안한다. 그리고 회사 규모가 커지면 감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추호도 못한다"며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상민 대표 또한 "위기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는데, "고민은 그 때 그 때 생긴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 때마다 위기가 생기고, 그럴 때마다 리더가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은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다 보니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인섭 대표는 이어서 딥테크 창업의 자본과 기술적 부담을 다시 언급했는데, 두 대표는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 지를 물어봤다. 이번에는 이상민 대표가 먼저 대답했는데, 그는 "이 분야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업자와 개발자의 시선이 다르다는 점"이라며 "정답은 항상 다르다. 한 쪽이 항상 맞는 말을 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수록 경영진이 흔들리면 안된다. 리더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며 리더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딥테크 쪽은 자본이 계속해서 투입되어야 하는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게 불안하게 작용한다. 흑자 전환하기까지 많은 인고의 시간 필요하다"며 투자자 측의 입장을 존중하기도 한 이상민 대표였다.
김효인 대표는 "하루에도 나 자신과 비슷한 아이템으로 창업하려는 사람은 수없이 많다"며 "이들은 모두 잠재적 경쟁자이고, 자본도 많이 들어가고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 남들과 차별점을 만들기도 쉽다. 그러니 자본 조달이 무서워서 첫 삽조차 퍼지 못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개별 질문이었다. 먼저 이상민 대표에게 작년 삼성전자로부터 유치받은 투자금 활용 계획을 물어봤는데, "이미 투자금은 다 썼다. 딥테크 스타트업에서 자본 활용의 대부분은 인력 고용에 투입된다. 우리 회사도 현재까지 65% 이상이 인건비로 소비된다"고 답했다. 즉 어떤 스타트업이든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사람을 평가할 때는 정량보다 정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인섭 대표는 김효인 대표에게 올해 이룩한 큰 매출 성과에 있어서 핵심 성과 요인을 물어봤다. 김효인 대표는 "제품 출시한 지 2년이 됐는데, 그동안 회사의 구성원 수가 그대로였다. 즉 그들이 하는 업무는 동일한데, 그 규모 자체가 계속 확장되어 사람들 모두가 힘들어했다"며 팀원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서 "팀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는데, 이상민 대표의 이전 답변과 비슷하게 "개발 시와 매출 창출 시 드는 생각이 대표 입장에서 다르다"는 힘든 점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던 와중 "대표도 모든 게 처음이니까 틀려도 된다는 마음가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돌파의 실마리를 이야기했다. 또 "본인은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라며 "정답에 맞는 방식이 아니면 항상 걱정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위와 같은 마인드를 장착한 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상민 대표는 아직까지 내가 창업을 왜했는 지에 대한 무상감이 든다고 말했다. "창업은 너무너무 힘들다, 창업 현장은 너무나 급격하게 변한다"며 "이 급변의 물결을 타고 나아갈 수 있고, 무엇보다 그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을 마쳤다. 김효인 대표는 "창업을 하려면 리더 본인이 좋아하는 사업을 해야 한다.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와중에 그나마 좋아하는 사업을 해야 내일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고 말하며 대담을 마무리했다.
글/이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