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56년 父子독재에 군부 쿠데타...영부인 한국인 비서관도 체포

니제르 쿠데타 이후 한 달여만에 아프리카에서 또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중서부의 가봉이다. 지난 26일 벌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알리 봉고 온딤바(64) 대통령의 3연임이 확정되자 군부가 “선거 결과는 무효”라며 들고 일어났다. 봉고 대통령은 1967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만 42년간 집권한 오마르 봉고 온딤바 대통령의 아들로, 올해로 14년째 재임한 상태다. 부자가 도합 56년간 한 나라를 통치해 온 것이다.
가봉 군 고위 장교 약 12명은 30일(현지시각) 오전 국영 ‘가봉24′ TV에 나와 “오늘 발표된 선거 결과는 신뢰할 수 없으므로 결과를 무효로 한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모든 안보·국방력을 대표하는 우리 ‘과도기 국가 기관 재건 위원회’가 권력을 장악했다”며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공화국 내 모든 국가 기관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쿠데타 세력의 대표는 현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방송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이유에 대해 “우리는 (가봉의) 사회적 통합이 지속적으로 약화하는 가운데 무책임하고 예측 불가능한 통치가 국가를 혼란하게 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가봉 국민의 이름으로, 봉고 정권에 마침표를 찍음으로써 평화를 지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군부의 쿠데타 선언 이후 수도 리브리빌 시내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현 정부는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BBC는 “봉고 대통령은 반역죄로 체포되어 가족들과 함께 가택 연금 중”이라고 군부가 발표했다”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쿠데타 과정에서 봉고 대통령 부인의 비서관으로 일해온 한국인 비서관이 군부에 체포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가봉에는 대사관 직원과 가족을 포함해 총 33명이 머물고 있다고 주가봉 한국 대사관은 밝혔다. 체포된 비서관외 다른 교민들은 안전한 상태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가봉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치러진 대선 결과 현직 봉고 대통령이 64.2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대항마였던 야권의 온도 오사(69) 통합 후보는 30.77%를 얻는데 그쳤다. AP와 로이터 통신은 “과거 총·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 투표일 후에도 가봉 내 불안과 긴장감이 고조됐다”며 “국제 참관단의 부재, 일부 외국 방송의 중단, 당국의 인터넷 서비스 중단, 야간 통행금지 등이 이어지면서 개표가 불투명하게 이뤄진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
봉고 대통령은 2009년 아버지 오마르가 사망한 뒤 치른 대선에서 권좌에 올라 2016년 대선에서 부정 선거 비판 속에 약 5500여표 차이로 간신히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국외에서 5개월간 요양했고, 이 와중에 2019년 1월 소규모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으나 핵심 주동자들이 사살·체포되면서 수 시간 만에 진압됐다.
한 달만에 또 발생한 아프리카의 쿠데타에 국제사회는 대응 방법을 고심 중이다. 니제르와 마찬가지로 가봉도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날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상황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가봉의 쿠데타는 아프리카의 정세 불안을 가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봉고 대통령의 신변 안전과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는 2017년 이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17번째 쿠데타다. 최근 서아프리카와 사하라 사막 남부(사헬) 지역에서는 말리와 기니, 부르키나파소, 차드, 니제르 등에서 연쇄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쿠데타 벨트’라는 이름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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