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국산 라면에 대해 15%의 관세를 최종 확정하면서 K-라면 열풍을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현지 생산시설 없이 100% 수출에 의존하는 삼양식품은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며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 수출 비중 높은 삼양식품, 관세 직격탄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가 15%로 결정됐다. 당초 우려됐던 25%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K-푸드 수출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불닭 신화’로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삼양식품은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전체 매출 약 1조 7280억 원 중 해외 비중은 77%에 달하며, 이 가운데 미국 법인 매출은 약 2억 8000만 달러로 해외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하지만 미국 내 생산 공장 없이 전량을 경남 밀양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고 있어, 15%의 관세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 ‘불닭’ 가격 인상 초읽기…유통사와 협상 착수
삼양식품은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원가 절감, 물류 효율화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관세율이 확정되자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폭을 조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현재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현지 대형 유통 채널과 품목별, 채널별 가격 조정 협상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현지 생산 여부가 가른 희비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인 농심 등 다른 라면 업체들은 이번 관세 인상 조치에서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관세 조치가 장기적으로 K-라면 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투자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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