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볼수록 S그룹 향이 진해지네[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손남원 기자]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분위기다. 첫방부터 화제몰이에 성공하더니 단 2회만에 시청률 9.8%를 돌파했다. ‘재벌집’ 주말 3일 연속 편성의 초강수를 둔 JTBC는 최근의 드라마 부진을 잊고 모처럼 활짝 웃는 중이다. 역시 ‘흥행 보증수표’로 손꼽히는 송중기의 시청률 파워입니까?
스타 한 명이 드라마 시청률이나 영화 흥행을 책임지는 시대가 아니다. 연출과 스토리, 배우의 과거 흥행공식 3박자에 화제성을 더해야 입소문을 탈 수 있다. 화제성이란 막대한 제작비 규모, 인기 프랜차이즈의 후광, 톱스타 출연 시너지, 시대 상황 반영 등의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된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을 뜻한다.
‘재벌집’은 이 모든 걸 골고루 갖추고 맛깔나게 버무렸다. 먼저 송중기 이성민 등 주조연 출연진의 열연이 압권이고 그 밑바탕에는 특급 연출과 뛰어난 각색의 거름이 깔려있다. 이렇게 ‘재벌집’ 3박자의 흥행 하모니는 조화롭고 감미롭다.
1980년대와 현재를 오가는 ‘재벌집’의 흥미진진 드라마는 블록버스터 K드라마 수준을 과시한다. 제작비 제대로 잡아먹는 시대극인데다, 돈 제대로 써야 때깔나는 재벌 소재 드라마라서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다.또 하나, 묘하게 시청자 흥미를 자극하는 강력한 미끼가 ‘재벌집’ 안에 숨은 느낌이다.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 반도체 신화, 후계자 승계 등 대한민국의 어느 재벌그룹 이야기인지 알 듯 모를 듯 사실감을 담고 있다.
오픈 크레딧에 종종 등장하는 이 문구. “이 영화(드라마)는 픽션입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상황은 실제가 아니니…”라고 제작사가 선을 그어도 관객이나 시청자는 속으로 “혹시 거기 얘기 아냐?”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재벌집’도 그렇다. 재벌가 가운데서도 성역으로 간주되는 어느 그룹을 모델로 삼은 듯해, 시청자 입장에서는 흥미만점이다. 드라마 몰입감을 높이는데 실화 소재만큼 좋은 양념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극중 진양철 회장(이성민 분)의 일거수일투족은 카리스마와 박력이 철철 넘쳐흐른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건네는 포스도 장난 아니다. 장손이 아끼는 백자를 깨자 진 회장은 혼 내는 대신에 훈계를 한다.
“이깟 종재기만한 그릇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정준이 니는 이 할애비 뒤를 이어가 순양의 회장이 될 놈이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직원들의 밥줄이 걸려있다. 니가 그들의 생명줄이라 그말이다. 그런 아가 감정조절도 제대로 못하고 지멋대로 설친게 경영인, 순양그룹의 후계자답지 몬하기 때문인게라.”
지금 한국 산업의 대들보인 반도체 사업을 일군 일화도 예사롭지 않다. 진 회장은 가족과 측근 경영진들의 모든 만류를 뿌리치고 반도체 ‘올인’을 선언하고 이를 강행한다. 그 이유는?
“얼마전 공장에 내려갔다가 직원들이 임금 올려달라 노동조합 허용해달라 이렇게 달려들 때 머릿속으로 딱 하나만 생각했다. 사람 장사는 이제 끝이다. 앞으론 기술장사해야 먹고산다. 반도체는 우리 순양의 미래 먹거리다. 뭐 반도체가 도움이 되냐꼬? 그게 이 늙은 내 눈에만 보이는기가.”
제목은 ‘재벌집 막내아들’이지만 2회만을 놓고 보면 ‘재벌 총수’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더 뜨겁다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2회 시청률이 전국 8.8% 수도권 9.8%를 기록, 거침 없는 상승세 속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수도권 기준 분당 최고 시청률이 12.4%를 돌파한데 이어, 타깃 2049 시청률에서도 4.2%로 전 채널 1위에 오르며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재벌을 다룬 기존 드라마들과의 차별화가 ‘재벌집 막내아들’의 강점이고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원동력이다. “재벌=나쁜 X”의 기존 드라마(또는 영화) 흥행 일반론을 이번 기회에 깰수 있을지도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그나저나 기자가 생각하는 그 그룹이 순양그룹인 게 맞을까요 아닐까요. 그거 참, 궁금하네/mcgwire@osen.co.kr
<사진> ‘재벌집 막내아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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