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희생자 공개 후 떡볶이 ‘먹방’…더탐사 “소송비 마련 위해” VS 與 “패륜 멈춰라”

정은나리 2022. 11. 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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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 추모 진정성 의심하는 반응 이어져
유튜브 채널 '더탐사' 방송 화면 캡처
 
친야(親野) 성향 시민언론 민들레와 유튜브채널 더탐사가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인 가운데, 더탐사가 방송 중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후 떡볶이 판매를 해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더탐사는 14일 밤 약 두 시간 동안 진행한 생방송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진행자들은 ‘술자리 의혹’ 관련 보도를 하면서 광고성 떡볶이 먹방(먹는 방송)을 시작했다.

이들은 소송비용 마련을 위해 떡볶이 판매를 하고 있다고 밝히며 “엄청난 소송에 시달리고 있고 우리 보도를 인용해 게시판에 글을 쓰신 분이 고발당했다. 그분도 도와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먹방 모습 뒤로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측이 ‘용산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미사’를 통해 희생자를 호명하며 기도하는 장면이 나왔다. 

진행자들은 ‘정의구현사제단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 호명’이라고 적힌 사진을 배경으로 “말랑말랑한 추억의 밀 떡볶이” “떡볶이가 400개가 팔렸다” 등 연신 떡볶이를 홍보하는 발언을 했다. 한 진행자는 “(지난번에 광고한) 양파즙은 품절이다. 더 탐사에 광고하실 분들은 재고를 많이 보유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취지가 맞느냐’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참사 추모하다가 갑자기 떡볶이를 파는 게 맞는 거냐” “유족에게 비수 꽂고 떡볶이가 넘어가나” “광고 배너만 띄워도 되지 않았을까” 등 비판 일색이다.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더탐사는 이날 방송에서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은 이미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보도했는데 우리 언론은 침묵해왔다”면서 “정부에서 사망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을 때 정부를 대신해서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해서 명단을 보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시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조문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유가족 동의를 얻었느냐”고 따져 묻는 듯한 발언도 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친 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매체 더탐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의 동의 없이 공개하고 이후에는 떡볶이를 판매하며 먹방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신 부대변인은 “(더탐사가) ‘소송 비용 마련’이라는 구실로 떡볶이를 먹으며 방송을 진행했고, 웃음 띤 얼굴로 연신 맛있다고 말하는 진행자의 표정에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나 추모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저 국가적 슬픔인 참사를 매체 홍보의 기회로,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는 숨은 저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 부대변인은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희생자 명단 확보를 주장했던 민주당 민주연구원 당직자의 메시지가 언론에 드러났고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희생자 명단 공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며 “마치 이에 화답하든 친 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매체가 유족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민주당과 더탐사 사이의 커넥션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탐사는 어디에서 전달받은 명단인지, 누구로부터 명단 공개를 요구받았는지 진실을 고백하라”며 “국가적 비극과 유족의 슬픔을 정치 공세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패륜적 행태를 멈추고 유족과 국민께 사과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유족 동의 없이 155명의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던 민들레 측은 “시민언론 ‘더탐사’와의 협업으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명단을 공개한다”며 “희생자들을 익명의 그늘 속에 계속 묻히게 함으로써 파장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재난의 정치화이자 정치공학”이라고 주장했다.

명단 공개를 두고 온라인은 물론 정치권에서 거센 논란이 인 가운데, 민들레는 이날 10여명의 희생자 이름을 명단에서 삭제하며 “희생자들의 영정과 사연, 기타 심경을 전하고 싶거나 이름 공개를 원하지 않는 유족이 연락하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민들레는 명단 공개 과정에서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이 공개되고 실제 유가족의 항의가 나오자 뒤늦게 일부를 명단에서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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