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소모품 지원 늘었지만…약국가는 "글쎄"

김홍진 기자 2026. 5. 1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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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서류·기기관리 부담 커져
"물품 지원 확대 속 현장 체계는 여전히 분절"
일반 건보적용 방식 고민 필요
당뇨병 소모성 재료 보장성은 확대됐지만, 보건의료 참여자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당뇨병 소모성 재료와 연속혈당측정기(CGM) 등 관리기기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복잡한 요양비 청구 구조와 행정 부담으로 인해 약국 참여와 환자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술지 HIRA Research에 게재된 '한국 국민건강보험의 당뇨병 소모성 재료 및 관리기기 지원체계: 현황, 과제와 개선 전략' 보고서는 현행 제도가 보장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접근성과 현장 활용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당뇨병 소모성 재료 지원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소모성 재료 청구 건수는 2015년 3만6668건에서 2024년 87만4984건으로 증가했고, 지급 금액 역시 약 28억원에서 1111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원 품목도 혈당검사지 중심에서 인슐린 주사 바늘, 연속혈당측정기 센서, 인슐린 펌프 등으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중심으로 CGM과 자동 인슐린 주입기(AID) 등 신기술 기반 기기 지원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확대 속도를 운영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재 당뇨병 소모성 재료 지원은 일반 건강보험 급여와 달리 '요양비' 방식으로 운영된다. 환자가 제품을 먼저 구매한 뒤 공단에 환급을 신청하는 구조다. 환자가 약국 등에 청구를 위임할 경우 판매업소가 대행 청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별도의 행정 절차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현재 구조를 '물품 공급과 임상 관리가 분절된 구조'라고 평가했다. 병원은 처방을 맡고, 판매업소는 제품 공급과 청구를 담당하며, 환자는 다시 환급 절차를 거치는 구조 속에서 관리 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논문 저자인 유옥하 약사(서울시약사회 약국경영지원본부장)는 당뇨병 소모성 재료 청구가 일반 의약품 조제 청구와 완전히 다른 구조라고 설명했다.

유 본부장은 "당뇨병 소모성 재료는 건강보험의 '요양비'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약국에서는 환자 등록 여부 확인, 위임장 처리, 전자세금계산서 발급, 별도 청구 방식 등 익숙하지 않은 행정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1년 요양비 전산청구시스템 개편 이후 현장에서는 스캔 자료 첨부, 위임장 확인 등 행정 절차가 복잡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약품 청구는 비교적 정형화돼 있지만 당뇨병 소모성 재료 청구는 약사 개인의 제도 이해도와 행정 숙련도에 따라 업무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중장기적으로 현행 요양비 환급 방식에서 일반 건강보험 급여 방식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고위험 기기 중심의 단계적 요양급여 적용 확대와 함께 가격 관리, 교육 체계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서울시약사회는 지난해 6월 회원 약국을 대상으로 '당뇨병 소모성 재료 취급 지원 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서울시약사회는 온라인 설문을 통해 청구 오류 사례와 운영상 어려움을 조사하고, 미취급 약국을 위한 매뉴얼북 제작에 나섰다. 또 청구프로그램 업체와 제휴해 무료 사용 지원까지 진행했으며, 현장 건의사항을 대한약사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