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생명이 요양사업 자회사 설립 허가를 받으며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공식 법인 설립 추진과 더불어 요양사업에 필요한 용지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3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요양사업 자회사 설립 허가를 받았다. 이로써 하나생명은 KB라이프생명의 KB골든라이프케어, 신한라이프의 신한라이프케어에 이어 세 번째로 요양사업 전문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하나생명 측은 "내부 행정절차를 마무리 짓고 늦어도 다음 달에는 공식 법인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생명은 노인돌봄 서비스로 신한라이프케어와 유사한 데이케어센터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케어센터는 주야간돌봄시설이다.
이번 계획은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이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시키면서 하나은행, 하나증권 등 계열사와 협업해 시니어 대상 종합돌봄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자회사 설립이 가능해짐에 따라 경기 고양시 일대에서 적당한 매물을 물색하고 있다"며 "아직은 사업 초기 단계라 구체적으로 어디를 매입할지,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하나생명의 요양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원인을 수익성 지표 개선에서 찾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하나생명은 55억원의 손실을 내며 하나금융그룹의 미운 오리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남궁원 대표 부임 이후 보험대리점(GA) 채널 중심의 판매 증대와 보장성보험 판매 증가를 이끌어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24억원이다.
남궁 대표는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았던 회사의 판매채널을 개선하기 위해 GA채널과의 제휴를 늘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또 중소 보험사의 틈새시장이었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강화를 비롯해 보장성보험 상품 라인업 변화로 고객 유치에 성공해 신계약 체결액을 3조6750억원까지 늘렸다. 이는 2023년 말 대비 약 20% 증가한 액수다. 이 덕분에 보유계약 총액도 10조원을 넘기며 외형을 키울 수 있었다.
하나생명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하나금융의 지원도 요양사업이 탄력을 받는 데 빼놓을 수 없었던 요인이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1분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경과조치 전 기준 105.95%를 기록하며 건전성 위기를 겪었다. 금융당국은 K-ICS비율이 100% 밑으로 내려가면 적기에 시정조치를 취한다고 경고하며 여기에 근접한 보험사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당시 하나생명은 경과조치를 적용해 완화된 기준에서 K-ICS비율을 산출한 결과 154.67%로 간신히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넘겼다. 그러다 지난해 8월 하나금융이 유상증자로 2000억원을 지원하며 지표가 개선됐다. 유상증자 이후 3분기 하나생명의 K-ICS비율은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았음에도 161.39%로 급등했다. 유상증자 효과로 지급여력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4분기에는 당국이 추진한 무저해지 보험상품 해지율 산출 가정 변경과 금리하락 등의 여파로 130%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경과조치를 적용한 후에는 180%대로 비교적 양호한 자본건전성을 지켜내며 이전보다 자본관리에 여유가 생겼다. 이는 앞으로 설립될 요양자회사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안정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요양사업은 용지 확보, 시설 임대 등 초기 투자비용이 커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하나생명이 당기순이익 흑자전환과 더불어 자본건전성 측면에서도 급한 불을 끈 만큼 요양사업 추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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