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찾아 삼만리...관광상품 논란
에디터가 추천하는 스푸트니크 과거 인기 기사입니다.
토네이도(용오름)를 보다 가까이서 감상하는 관광 상품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파괴력을 가진 토네이도 피해가 빈발하는 현지에서 토네이도 관광(Tornado Tourism)이 수년째 유행하자 급기야 국립 기상청(NWS)이 나서 주의를 당부했다.
토네이도 관광은 기상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민간인들을 모아 토네이도를 찾아다니는 상품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익스트림 토네이도 투어 같은 업체가 유명하다. 이런 회사들은 스톰 체이서라는 토네이도 추적 전문가를 고용하고, 홈페이지로 신청한 소비자를 할당해 관광 일정을 소화한다.
스톰 체이서는 기상 관측 레이더가 탑재된 차량에 관광객 5~7명을 태우고 이동한다. 관광객 약 20명을 나눠 태운 차량 3대가 한 그룹을 구성해 토네이도를 찾아다닌다. 투어 일정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략 10일 이어지며, 이 기간 수천㎞를 여행한다.
익스트림 토네이도 투어 관계자는 "토네이도는 기상 조건이 갖춰지면 1년 내내 발생하는 자연 현상"이라며 "토네이도까지 발달하지 않더라도 근원이 되는 슈퍼셀(뇌우의 일종)은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동시에 경외심이 들게 하는 장관"이라고 말했다.
스톰 체이서 중에는 대학에서 기상학을 전공한 이들도 다수다. 전문가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관광은 일정 수준 안전이 담보된다는 게 업체들 주장이다.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참가자들은 투어 시작 전 위험 사항을 적은 면책 동의서에 서명해야 한다.
토네이도 투어 참가자들은 차량에서 빠르게 대피하는 등 위급 시 행동 절차도 배운다. 전문가들은 차가 뒤집히거나 야구공보다 훨씬 큰 우박이 쏟아지는 등 다양한 상황에 따른 대처 방법을 가르친다.
차량으로 이동 중 슈퍼셀이나 토네이도의 경로가 확인되면 수㎞ 떨어진 전망이 좋은 장소에서 위험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한다. 오로지 토네이도를 쫓아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아니며, 길목마다 자리한 대표적인 관광 명소에 들르기도 한다.
투어 가격은 익스트림 토네이도 투어 기준 숙박비를 포함해 7일 코스는 2950달러(약 410만원), 10일 코스는 4190달러(약 580만원)다. 토네이도나 슈퍼셀을 100% 만난다는 보장이 없고 안전한 것도 아니지만 미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참가 신청이 쏟아진다. 익스트림 토네이도 투어의 2024~2025년 관광 일정은 이미 매진됐다.
비난도 만만찮다. 일부는 재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정신 나간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손가락질한다. 미국 국립 기상국(NWS)은 토네이도 관광에 대해 "공공의 안전 확보와 연구 목적 이외에는 어떤 이유로도 토네이도를 추적하는 행위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Copyright © SPUTNIK(스푸트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