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바이브 "잠재력은 충분, 타격감 개선 급선무"
넥슨 신작 '슈퍼바이브'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간 국내 첫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이터널 리턴과 같은 MOBA를 주로 즐기는 게이머로서 트레일러를 보고 꼭 플레이해 보고 싶었다.
알파 테스터에 당첨됐다는 문자를 받고 사전 다운로드부터 빠르게 마쳤다. 서버는 오후 8시부터 12시까지 총 4시간 동안만 운영하기에 그때에 맞춰서 일정도 비워놓았다. 몇 시간 동안 플레이를 이어 나가니 슈퍼바이브만이 가진 게임성은 확실히 보였다.
4명으로 이뤄진 스쿼드로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는 재미가 있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하면 성장 구간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였고, 이터널 리턴과 비교하면 아이템 제작 및 빌드업에 필요한 시간을 덜어냈다. 게임 플레이 자체는 최근 출시한 '배틀 크러쉬'와 비슷하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맵 전역에 흩어져 있는 크립 캠프를 처치하며 간단하게 아이템을 파밍하고, 중간에 만나는 스쿼드 상대로 승리하며 최종 우승까지 노리는 방식이다. 파밍도 복잡하지 않고 같은 아이템을 획득하기만 하면 상위 등급으로 올라간다.
플레이할수록 피지컬적인 능력이 상당히 많이 필요한 게임이었다. 기본 공격부터 논타깃팅, 캐릭터마다 하나쯤 있는 회피기와 강력한 궁극기 등 난전 속에서 스킬을 적중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달리 말하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한다면 재미가 확 상승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진입 장벽이 높다는 뜻이다. 에임이 거의 필요 없어 진입 장벽이 낮은 캐릭터도 있긴 하다. 그러나 게임 자체가 다양한 변수, 쉴 틈 없이 필요한 동선 정하기와 운영으로 인해 어려운 축에 속한다.
■ 부족한 게임 플레이 가이드 보완 필요
첫 알파 테스트라 국내 게이머는 대부분 슈퍼바이브를 처음 접할텐데 가이드가 상당히 빈약했다. 기초적인 정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매치메이킹 버튼을 눌러 '연습' 서버로 들어가 ESC 키로 가이드를 봐야 했다.
이마저도 기본적인 조작만을 알려줄 뿐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다양한 변수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미흡하다. 결국 대부분 유저들은 소위 '박치기'를 하면서 게임 매커니즘을 파악하는 수밖에 없다.
역설적이게도 이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도 있다. 모르는 사실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고, 슈퍼바이브는 실제로 크립을 처치하거나 금고 열기, 상자 개봉 등 좋은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에 게임 내 '레벨 제한'이 존재한다. 일정 페이즈가 넘어가기 전까지는 특정 레벨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 아무리 크립을 잘 먹은 스쿼드라도 페이즈 진행 전에는 일정 레벨에 묶여있는 구조다. 달리 말해 크게 말리는 경우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 밸런스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정보 역시 플레이를 하면서 알아갈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눈 앞에 쏟아지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에는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정보량이 너무 적다.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는 상관없지만 향후 신규 플레이어에게는 치명적인 문제다. 당장에 유사한 장르를 가진 이터널 리턴도 몇 시즌째 튜토리얼을 개선하며 신규 플레이어 친화적 패치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도 적응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신규 플레이어가 자주 보인다.
향후 테스트에는 확실한 튜토리얼, 게임 내 정보를 모아둔 화면으로 오브젝트가 무슨 역할인지 확실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다. 게임 내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있고 없고 차이는 극명하게 갈린다. 공식 유튜브에서 가이드 영상을 제공하긴 하지만 플레이 후기를 보면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 타격감과 사운드 개선은 최우선 과제
플레이 하면서 캐릭터 대사나 명확한 사운드를 찾기가 힘들었다. 정확히는 타격음이 전무했다. 적을 공격하거나 내가 피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운드나 리액션이 없으니 인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캐릭터마다 스킬을 사용할 때 음성이 나오지 않아 상당히 아쉬웠다. 캐릭터성 측면이 아니고 대응하는 입장에서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분명 상대 스쿼드와 교전하고 있음에도 시야에 들어온 적 캐릭터 스킬을 피하는 방법은 모션을 인지하고 피하는 길뿐이다.
슈퍼바이브는 4대4 교전이 이뤄지는 게임이다. 단순 계산으로만 해도 8명이라는 인원끼리 싸우는데 명확한 음성 없이 모션으로만 상대 공격에 대응하기는 내로라하는 고수라도 어려운 일이다.
스킬 이펙트나 퀄리티는 좋은 편이다. 투사체나 스킬을 사용했다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런 스킬이 적중하더라도 별다른 리액션 없이 끝난다. 알파 테스트임을 감안하면 납득할 수 있지만 이 문제가 개선된다면 게임에 더 몰입할 수 있다.
■ 알파 테스트 목적은 달성, 피드백 수용이 관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게임이라 상당히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다양한 변수가 많아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생각보다 너무 복잡해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배틀로얄 게임에는 이렇게 다양한 변수가 있는 편이 즐기기 좋다고 본다. 너무 같은 루틴만 반복되면 게임이 획일화되면서 쉽게 질린다.
매 게임마다 달라지는 변수인 '스톰쉬프트', 다양한 환경 요소 및 오브젝트는 게임 내 변수를 충분히 제공했다. 슈퍼바이브만이 가진 빠른 템포의 전투도 장점이다. 교전에서 승리할 때 얻는 재미도 상당히 짜릿한 편이다.
다만 다음 테스트에는 게임이 조금 더 친절해졌으면 한다. 기본적인 정보 제공에 있어 조금 더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으면 좋을 것 같다. 같이 플레이한 지인들과 커뮤니티를 살펴봐도 "튜토리얼 없는 거 아니었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보통 배틀 로얄 게임은 한 번의 우승을 위해 여러 게임을 돌린다. 그리고 우승에 성공하면 그 한 판에서 얻은 재미가 다음 게임을 매칭할 원동력이 된다. 슈퍼바이브는 우승했을 때 그러한 욕심이 나는 게임 중 하나였다. 지금은 생각보다 심심한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단점을 보강한다면 다음 스텝이 기대되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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